정유사 수익성을 가늠하는 잣대인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하반기 실적 우려가 커진 정유사들에게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호재가 될 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제마진은 최근 등·경유를 중심으로 큰폭 하락하는 등 올들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회복했던 정제마진은 올해 1월 배럴당 9.9달러를 찍은 이후 5월 4.9달러로 반토막났고 지난달까지 이 수준을 유지했다.
글로벌 정유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정제마진 호조에 힘입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해온데다 생산량이 늘어난 중국이 수출을 늘리면서 수급적으로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세계 원유시장의 큰손인 사우디 아람코가 9월부터 동아시아 지역에 공급하는 원유의 OSP를 배럴당 마이너스(-) 1.1달러로 결정하면서 정유사에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원유가 하락은 정제마진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같은 인하폭은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다. 벤치마크가 되는 두바이유와 오만유의 평균 값보다 사우디산 원유를 배럴당 1.1달러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글로벌 정제설비 신증설 지연에 따라 정제설비 순증이 둔화하고 정기보수 물량 증가로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정제마진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정유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는 정제마진이 3분기까지 배럴당 5~7달러 수준을 보이다가 4분기부터 8달러 이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 관계자는 “3분기 정제마진은 2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설비 가동률을 현재 수준에서 정상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