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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23일(현지시간)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미래관계 협상과 관련,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어업 협상에 진전을 보이면서 양측 협상팀 내부적으로 타결을 확신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이날 영국과 EU의 협상팀이 미래관계 협상에 대한 큰 틀에 합의한 뒤 합의문에 들어갈 용어 등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6년 6월 영국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된 브렉시트가 4년 6개월여 만에 최종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영국과 EU는 지난 3월 무역협상을 개시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대면 회의가 화상회의로 대체되거나 협상 기일이 늦춰지는 등 협상을 이어가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다. 협상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어업 부문에서 큰 이견을 보이며 난항을 거듭했다.
심지어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양측 모두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회담을 개최하고 직접 이견조율에 나서면서 협상팀 간 논의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다만 2000쪽이 넘는 법률 문서를 모두 확인해야 하는 데다 막판까지 양측이 어업과 공정경쟁 환경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는 만큼, 최종 타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측 협상대표는 합의문 최종 법적 문구들을 다듬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양측 모두 크리스마스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어 24일에는 협상 타결 여부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은 영국과 EU 시민들에게는 브렉시트 협상 타결 소식이 하나의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국과 EU가 각각 협상 타결 소식을 발표하고 나면 남은 절차는 의회 비준이다. 전환기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만큼 유럽의회는 연내 비준이 어렵다고 밝힌 상태다. 그렇더라도 우선은 내년 1월 1일부터 합의 내용을 임시 적용하고 추후 비준을 통해 협상 발효에 따른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최종 합의에 이를 경우 영국은 올해 말로 브렉시트 충격 완화를 위한 전환기를 끝내고 내년 1월 1일부터 EU 비회원국으로 EU와 교역하게 된다. 다만 그동안 해왔던 대로 양측은 무관세·수출입 물량 무제한 자유무역 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안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관계도 지속할 전망이다.
한편 브렉시트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영국 파운드화는 급등했다. 파운드화는 이날 미 달러 대비 1.2% 오른 1.3515달러로 마감했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0.8% 상승해 파운드당 1.107유로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