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사흘째.. "단호하지만 차분한 시위"

  • 등록 2014-10-01 오후 4:59:15

    수정 2014-10-01 오후 4:59:15

[이데일리 이민정·성문재 기자]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중국 당국에 ‘최후통첩’ 수락의 마지막 날로 통보한 1일(현지시간). 중국 건국 65주년(10월1일)을 기념하는 국경일 연휴를 맞아 시위 참여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자 한 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이날 시위는 시위대와 경찰 당국간 큰 충돌없이 조용히 진행됐다.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회동할 예정이어서 홍콩 사태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국경일 맞아 쏟아져나온 시민들..시 주석 “일국양제, 홍콩 이익에 부합”

시위대 학민사조(學民思潮)를 이끄는 조슈아 웡(黃之鋒) 등 시위대 수백 명은 이날 건국 기념일 국기 게양식이 진행된 완차이 골든 보히니아 광장에 모여 중국과 홍콩 양국 국기가 게양되는 동안 게양대에서 등을 돌린 채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국경절 연휴를 맞아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고교생, 교사, 일반 직장인까지 합류해 이날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10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시위대는 앞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의결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을 1일까지 폐지하지 않을 경우 파업 돌입, 정부 청사 점령, 시위 확대 등을 공언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건국 기념일 기념연회에 참석해 “중앙정부는 흔들림없이 ‘일국양제’ 방침과 기본법을 관철하고 홍콩, 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국양제’ 기본법을 강조한 부분은 홍콩 시위를 촉발한 홍콩 행정장관 선거 방식을 존중하라는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한편 시위대 내부에서는 폭력이 아닌 평화적 방식으로 사태를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 이날 시위는 경찰과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없이 조용히 마무리됐다.

서방 “민주화 지지” vs 러시아 “미국이 배후 조종”

미국, 영국, 이탈리아, 호주 등 서방 국가들은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홍콩의 반(反)중국 민주화 시위에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이 홍콩 시위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해 홍콩 민주화 운동이 서방과 러시아·중국 간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러시아 관영 방송 제1채널과 로시야24 등은 홍콩 시위 소식을 보도하며 미국이 시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시야24는 중국 언론을 인용하며 “홍콩 시위대 지도부가 미국 정보기관에서 특별훈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현재 홍콩 민주화 바람이 중국 본토까지 확산될까 전전긍긍하며 시위 관련 보도나 소셜네트워크 댓글 등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민주 인사들과 지식인들도 홍콩 민주화 시위에 지지를 보내 중국 내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가택연금 중인 중국 유명 인권 활동가 후자(胡佳)는 미국 방송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수 백만 홍콩 시민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요구 시위를 지지한 데 대한 보답으로 이번에는 본토 중국인들이 홍콩 시위를 공개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조원대 국경일 특수 실종’ 업자들 울상..코트라 무역관 “韓기업 피해 없어”

시위대가 완차이, 침사추이, 코즈웨이베이, 몽콕 등 홍콩 주요 상업 지구를 점거해 국경일 특수를 노리던 사업가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한 홍콩 주요 쇼핑 지구들은 중국 국경일 연휴 때마다 쇼핑하러 나온 관광객들로 항상 붐볐다. 그러나 시위대가 도심을 점거하면서 대형 상품매장 밀집지역매출이 평소의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홍콩 시위 여파로 쇼핑매장에 최소 400억 홍콩 달러(약 5조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집계했다.

홍콩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운 채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 홍콩에 진출해있는 우리 금융사들과 상사 등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지만 시위가 길어지면 투자나 트레이딩 결정을 보수적으로 제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코트라 홍콩무역관의 이주상 과장은 “현재까지 우리 기업들 피해가 보고된 바는 없다”며 “이번 시위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홍콩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은 1만2000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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