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 불가능한 3가지 이유

  • 등록 2018-03-27 오후 4:17:00

    수정 2018-03-27 오후 4:17:00

[이데일리 피용익 김경은 기자]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27일 금호타이어(073240) 인수 추진을 공식화한 데 대해 업계에선 사실상 불가능한 도전이라고 보고 있다. 인수 작업을 위한 시간이 촉박한 데다 인수 주체의 자본력과 해외 사업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시한까지 인수 어려워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힘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가장 큰 이유는 인수를 추진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달 30일 금호타이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절차가 중단된다. 산은이 이 날을 노사 자구안 합의와 노조의 더블스타 투자 유치 동의 시한으로 못박은 이유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율 협약 절차를 중단할 경우 채권 만기 연장 등 채권단 지원 방안이 효력을 잃음에 따라 금호타이어가 대규모 연체 상태에 놓이게 돼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수 주체가 정해진다면 30일의 시한을 넘겨서 협상을 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30일이 지나면 산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율협약이 중단된다”며 시한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이날 대전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게 목적이고 국내 기업·공장은 국내 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법정관리에서 제가 경영하든, 협상이 타결돼 경영하든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자본력 부족해 부채 감당 못해

타이어뱅크의 자본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1991년 설립된 타이어뱅크는 자본금 1억원, 본사 직원 70명 수준의 비상장사다. 지분 93%를 보유한 김 회장의 개인 사업체나 다름없다. 2016년 매출액은 3729억원에 그친다.

중국 타이어 제조업체인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6500억원 규모로 참여할 계획이지만, 타이어뱅크의 자산은 36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부채는 3조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타이어뱅크가 감당할 수준이 못 된다는 지적이 많다.

김 회장은 자금 확보 방안으로 타이어뱅크를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과 타이어뱅크를 통째로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고 차입금을 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상장에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리고, 회사의 기업가치를 담보로 조달할 수 있는 대출 규모가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에 턱없이 모자라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사업 능력 부재도 문제

중국 사업 운영 능력도 걸림돌이다. 산은이 더블스타를 금호타이어 인수 대상자로 선정한 것도 중국 사업 정상화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타이어뱅크는 국내에 유통망을 갖추고 있지만, 중국 사업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다.

김 회장은 “더블스타는 중국 공장을 경영하고, 국내는 자존심 지키면서 국내 업체가 경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국내 부문만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산은은 한국과 중국 ‘분리 매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은 바 있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납품하는 대리점 판매 네트워크 훼손과 중국 정부 보조금 정리 비용 등의 이유로 분할 매각이 어렵다는 것이 산은의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우리쪽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지 않았고,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27일 대전 서구 상공회의소에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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