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임용절벽'에 교대생들이 분노하는 이유

  • 등록 2017-08-11 오후 4:27:33

    수정 2017-08-11 오후 4:27:33

1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교육대학생 총궐기대회에서 전국 10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가 소속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학생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최근 3년간 초등 임용 경쟁률은 평균 1.5대 1을 넘지 않았다.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임용시험에는 6022명 모집에 7195명이 지원, 4854명이 최종 합격했다. 초등교원은 정부가 수급을 조절하기 때문에 결격사유가 없는 한 사실상 임용이 보장됐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최근 공고한 선발 예정인원은 이들에게 충격이었을 것이다. 올해(2018학년도) 전국 공립학교 초등교사 선발 예정인원은 3321명으로 전년 5549명에 비해 40.2%(2228명) 급감했다.

만약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7200명 정도가 임용시험에 응시한다면 경쟁률은 2.1대 1로 상승한다. ‘사관학교’식으로 임용이 어느 정도 보장된 초등 임용준비생 2명 중 1명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서울지역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서울교육청이 발표한 ‘2018학년도 초등 임용후보자 선발 예정인원’에 따르면 올해 초등교사 임용규모는 105명이다. 지난해(846명)보다 무려 741명 줄었다. 학생들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1553명)으로 임용시험에 지원한다면 경쟁률은 14.8대 1로 치솟는다. 이는 명백한 교육당국의 정책 실패 탓이다. 교원 수급 추계만 제대로 했어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문제다.

박근혜 정부는 교원 정원을 줄이면서도 각 시도교육청엔 선발인원 확대를 압박했다. 임용시험을 통과한 교사들의 일자리(정원)는 줄이면서 청년 취업난 개선을 위해 ‘선발을 늘리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편 것이다. 이로 인해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을 받지 못한 대기인원은 전국적으로 4270명(초등 3817명, 중등 453명)에 달한다.

그러나 여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 그 중 대표적인 게 강원·충북·충남·전남·경북 등 지방은 응시인원이 부족해 미달 사태를 겪는다는 지적이다. ‘교사에 뜻을 두고 교대에 왔으면 지방에 지원하면 될 일이지 굳이 선발인원이 적은 서울에서 시험 보려는 이유가 뭐냐’는 비판이다.

하지만 근무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보단 대도시 근무를 선호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농어촌 지역에 대한 임용 지원을 늘리려면 가산점 확대 등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울러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처럼 흉측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 대책도 강구돼야 한다.

교대생들은 11일 서울역광장에서 총궐기 대회를 열고 교사정원 확충을 촉구했다.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줄여 달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014년 기준으로 초등학교 16.9명, 중학교 16.6명, 고등학교 14.5명이다. OECD 평균보다 각각 1.8명, 3.6명, 1.2명 많다. 학급당 학생 수는 더 열악하다. 우리가 초교 23.6명, 중교 31.6명인 반면 OECD 평균은 21.1명, 23.1명이다.

학생들의 주장대로 OECD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를 갖추려면 교사정원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선발인원을 늘려 지금의 ‘임용절벽’ 문제를 풀고, 지역별 교원수급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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