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는 97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제2의 IMF 사태가 오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도 팽배하다. 경제뿐만 아니다. 안보문제 역시 심각하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국지적 도발 가능성은 물론 급변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반도 리스크가 예측 불가능한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 이른바 경제·안보 쌍끌이 위기 상황이다.
여야 정치권은 여전히 천하태평이다. 정기국회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하는 매우 바쁜 시기다. 막바지 수능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고3 수험생 못지않다. 현실은 정반대다. 정치권은 대권놀음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20대 국회 시작과 더불어 협치를 다짐했던 여야의 다짐은 허언이 아니라 애초부터 가짜였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권력 획득이다. 여야의 기싸움이 치열한 것도 이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해도 너무 한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꼴이다. 우려했던 경제위기가 현실화됐을 때는 호들갑을 떨어도 이미 늦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국민들은 포기했다. 정치권이 경제위기 극복의 전도사 역할을 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래도 하나는 희망한다. 위기극복에 도움을 못줄 망정 걸림돌이 되지는 말아 달라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