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기억 떠올라 '더 글로리' 끝까지 못 봐…복수조차 상처"

또 다른 학폭 피해자의 고백 "지옥같은 시간 보냈다"
"최근 '모바일 폭력' 심각…주변의 관심 필요"
"'더 글로리' 차마 다 못 봐, 보는 사람의 마음은 무겁다"
  • 등록 2023-01-13 오후 6:42:54

    수정 2023-01-13 오후 6:50:53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고통을 겪으며 너무 혼자서만 걱정하지 말았으면…당해도 괜찮은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 그 이유를 본인에게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나온 학교폭력이 과거 충북 청주에서 벌어진 ‘청주 여중생 학교폭력’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또 다른 학교폭력 피해 당사자이기도 한 김성빈 홀딩파이브 대표는 학폭 피해자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험 신호를 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도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12일 10대를 위한 고민 상담 응용소프트웨어(앱) ‘홀딩파이브’ 운영자인 김성빈 홀딩파이브 대표는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학교 폭력 상황에서 빈번해지는 ‘모바일 폭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전에는 오프라인에서 당하고 그나마 집에 갔을 때는 숨구멍이 좀 있었는데, 최근에는 오프라인에서는 물론 집에 돌아온 뒤 온라인으로도 (피해를) 24시간 당하게 되는 구조”라며 “매우 심각한 것은 이게 끝나지 않는 폭력라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일명 ‘카톡 지옥’ 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상의 학교폭력이다.

김 대표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보지 않으면 (가해자들이) 집으로 찾아가서 불러낸다거나 하는데, 학교를 매일 가는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확인을 안 할 때 다음 날 어떻게 될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계속 피해를 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선 고통을 겪는 분들에게 ‘너무 혼자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당해도 괜찮은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 그 이유를 본인에게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사실 많은 상황에서 피해자분들은 죽음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꼭 주변 사람들한테 신호를 보내는데 그 신호를 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1때 지독한 집단 따돌림을 겪었던 김 대표는 학교폭력 피해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더 글로리’ 시청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저는 차마 학교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나 이런 게 아무래도 자극적이기도 하고, 과거의 일들과 감정이 떠올려질 것 같아서 (다 보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복수라는 것도 피해자의 마음이 꼭 편해지거나 시원해지지는 않는 것 같다”며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조차 피해자는 상처를 받고 힘들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마음은 무겁다”는 시청 소감을 밝혔다.

한편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 나온 학교폭력이 과거 충북 청주에서 벌어진 ‘청주 여중생 학교폭력’ 사건을 실화로 모티브 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우성 경기 수원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전담 장학사는 MBC 라디오 ‘뉴스 하이킥’ 과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속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고데기 온도를 체크한다’며 피해 학생 신체 곳곳을 고데기로 지지는 장면과 관련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며 “과거 충북 청주의 중학교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언급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06년 5월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생 여러 명이 동급생이었던 학생 1명을 표적삼아 20일간 고데기나 옷핀, 책 등으로 상해를 입혔던 사건으로 피해 학생은 심한 화상을 입고 꼬리뼈가 튀어나오는 등 전치 5~6주의 입원 치료를 해야만 했다.

피해 학생은 당시 MBC와의 인터뷰에서 ”수일 간격으로 고데기 온도체크를 해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 ”아물던 딱지도 가해자들이 손톱으로 떼어내는 의식 같은 형벌을 자행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집요한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성인이 된 후 가해자들에게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으로 김은숙 작가가 극본을, 안길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극 중에서는 동급생들이 주인공 문동은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데다, 담임 교사 등을 포함한 주변의 다수 인물이 폭력 상황을 방치·방관하는 모습이 무겁게 묘사되며 학교 폭력과 미온한 대응이 지속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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