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합의 길 찾았다"‥英-아일랜드 총리 전격 발표

31일 브렉시트 때 노딜 피할 수 있을지 주목
EU와 합의 기대감↑…英파운드화 급등
EU정상회의 D-7…英브렉시트 운명은?
  • 등록 2019-10-11 오후 5:55:45

    수정 2019-10-11 오후 5:55:45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가 브렉시트와 관련해 유럽연합(EU)과 협상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밝혔다. EU정상회의를 일주일 남겨둔 시점이어서 주목된다.

어떤 대안을 마련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존슨 총리는 EU와 합의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EU 정상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인지,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EU 탈퇴)를 피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英-아일랜드 총리…“질서있는 브렉시트 합의 가능”

10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와 버라드커 총리는 이날 영국 북서부 손턴 매너호텔에서 약 2시간 반 동안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이 끝난 뒤 공동성명을 통해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논의 과정을 통해 (브렉시트) 합의의 길을 찾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버라드커 총리는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오늘 영국 총리, 우리 팀과 함께 매우 좋은 만남을 가졌다. 지금은 아주 민감한 상황이나 몇 주 안에 (EU와)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이고 유망한 길이 보인다”고 낙관했다. 이어 “회담은 (아일랜드-북아일랜드) 세관 및 의회 동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집중됐다. 또 북아일랜드를 포함해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또 “(EU와의 합의까지) 여전히 장애물이 남아 있지만 오늘의 진전이 브뤼셀에서 공식 협상이 재개되기에 충분하길 바란다”며 “영국은 질서있는 방식으로 10월31일 EU를 탈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오는 17~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담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영국 의회는 오는 19일까지 영국 정부가 EU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존슨 총리가 EU에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토록 요청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법이 발효됐음에도 존슨 총리는 노딜도 불사하겠다며, 예정대로 오는 31일 무조건 EU를 떠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AFP)
EU와 합의 극적 반전 가능성↑…英파운드화 급등

영국과 아일랜드 정상이 브렉시트 관련 합의를 도출해냈다는 점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아일랜드가 EU령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의 입장이 EU 정상들을 설득시키는데 중요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존슨 총리와 버라드커 총리가 “전격 합의했다”는 소식은 EU와도 협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브렉시트와 관련해 두 사람의 시각차가 워낙 컸던 탓에, 일부 영국 언론은 전날까지만 해도 합의 가능성을 5% 미만으로 점치기도 했다.

예상을 뒤엎은 회담 결과는 이날 영국의 모든 일간지 1면 톱뉴스를 장식했다. 영국 언론들은 “놀랍게도 낙관적인 회담 결과”, “감히 (EU와의) 합의를 꿈꿔도 괜찮은가” 등의 헤드라인을 내놨다.

BBC는 “두 정상이 어떤 지점에서 서로 동의하고 합의했는지는 세부 사항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EU령인) 아일랜드의 입장은 브렉시트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아일랜드는 그간 영국의 제안을 공개적으로 조롱해왔지만, 오늘 분명히 무언가 바뀌었다. (EU와의) 합의에 도달하는데 장애물이 없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까진 잠정적 진전이 있었을 뿐”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도 “아일랜드의 입장이 EU 나머지 27개 회원국 입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EU 정상회담 전에 합의 윤곽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브렉시트 합의 기대감이 고조되며 이날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급등했다. 이날 파운드화는 전일 대비 1.94% 오른 1파운드당 1.2443달러를 기록했다. 일간 기준으로는 지난 3월 이후 7개월여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쳐.
◇EU “수용불가” 통첩 불구…존슨 새 합의안 살아나나


EU령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는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는 EU 측과 ‘백스톱(안전장치)’을 설정, 브렉시트 전환 유예기간이 끝날 때까지 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 동맹에 잔류토록 했다. 유예기간은 영국이 EU에 분담금을 내기로 한 2021년까지다.

존슨 총리를 포함한 영국 의회는 이 조항이 영국을 EU에 경제적으로 영구 종속시키거나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관계를 단절시키는 데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존슨 총리는 지난 2일 백스톱을 없앤 새로운 협상안을 EU 측에 제시했다. 2021년부터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는 대신, 북아일랜드가 농식품·제조업 상품 분야에서는 EU 규제를 따른다는 내용이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하나의 섬처럼 묶어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를 오가는 농산물·공산품은 전산 처리 등 절차를 간소화하고, 물류 검사도 최소화하자는 내용이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1년부터는 매 4년마다 투표를 통해 북아일랜드가 EU 잔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EU는 존슨 총리의 합의안에 대해 “불가능하다”며 단칼에 거절했고,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 우려가 증폭됐다. EU는 전날 존슨 총리에게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통첩을 보냈다.

이날 존슨 총리와 버라드커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을 낙관하면서, 오는 17~18일 EU 정상회의에서 존슨 총리의 합의안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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