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8년 무역 동향 및 환율전망’ 세미나를 갖고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와 같은 원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찬호 삼성선물 외환전략팀장은 “최근 한국의 무역수지가 견조한 가운데 앞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여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유럽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달러화 약세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1.3% 감소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선박 등 운송장비(-4.0%),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3.0%), 기계장비(-2.8%) 등의 산업에서 영업이익 측면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 산업들은 수출 비중이 높고 수입 원자재 투입 비중이 작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익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운송장비와 전기전자 산업의 수출 비중은 각각 56.3%, 53.8%에 달한다.
반면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석유·석탄(3.7%↑), 목재·종이(0.7%↑), 음식료품(0.6%↑) 산업은 원가 절감 효과가 커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중장기적으로도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 상품의 고부가가치화로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는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원은 원화의 실질가치 1% 상승이 수출물량을 0.12%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금융위기 전(0.36%)보다 정도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