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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계산대에는 수미터의 줄이 늘어섰다. 일부 손님은 직접 가지고 온 소독약으로 카트에 담은 물건을 모두 소독하기도 했다. 또 다른 손님은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면서 휴대폰 카메라로 현장 영상을 담았다. 직원 A씨는 “오전 7시 문을 열자마자 손님이 몰려들었다”며 “내일은 좀 더 빨리오라”고 조언했다.
‘사재기’ 현상이 이어지자 베이징 당국은 “생필품 공급원이 충분하고, 수요를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진 못하고 있는 듯하다. 2020년 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막 확산하기 시작했을 때 모습을 보는 듯했다. 신선제품 배달 앱 허마셴셩에서는 “배달 인력 부족”이라며 아예 주문조차 할 수 없었다.
25일 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베이징에서는 23일 22명, 24일 19명 등 이틀간 41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밀접 접촉자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하면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1명의 감염자 중 차오양구가 26명으로 가장 많으며 팡산구, 순이구, 시청구, 텅저우구 등 각지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베이징 당국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일주일 동안 감염을 모른 채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다면서 “코로나19 전염병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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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온 차오양구는 주민 약 350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핵산(PCR) 전수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해 더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 차오양구는 25일과 27일, 29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차오양구 주민 한 모씨는 “상하이를 보면 우리도 언제 격리될지 모르는 거니까 일단 필요한 것을 사려고 한다”며 “어젯밤에는 쇼핑 카트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비상사태다. 3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면서 기업들도 준비된 일정을 잇달아 취소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날부터 베이징 한 유명 쇼핑몰에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한류관광 소비자 체험행사’을 열기로 했으나 전날 저녁 급하게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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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홍콩, 마카오 제외)에서 전날 지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2만194명(무증상 감염자 1만7528명 포함) 나왔다. 상하이의 무증상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1만6983명으로 전날 1만9657명보다 감소했지만, 유증상 감염자 수는 전날 1401명에서 2472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사망자 수는 51명으로 집계돼 지난달 집단 감염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