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맛대로'..이번엔 기초연금 설문조사 '도마'

국민연금 가입기간 반비례 지급 설명없어
국민 10명중 7명 기초연금 "잘 모른다" 응답
  • 등록 2014-02-06 오후 4:59:27

    수정 2014-02-06 오후 5:37:28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의 기초연금 관련 국민인식 설문조사가 도마에 올랐다. ‘국민 72.4%가 차등지급을 선호한다’고 응답했지만, 정부안의 핵심이 되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 지급액이 줄어든다’는 내용은 빠져 있어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도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6일 ‘기초연금 도입방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 67.2%가 소득하위 70% 노인을 대상으로 차등지급하는 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신화연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과 연계해 기초연금을 차등지급한다는 데 대해 67% 이상이 찬성했다는 데이터는 유의미하다”며 “다만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반비례한다는 차등지급안에 찬성하는 응답은 아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시작부분에 ‘국민연금 수급자는 본인이 낸 보험료보다 5배 이상 받는지 알고 있나’, ‘국민연금과 연계해도 기초연금을 추가로 받는지 아는가’라는 질문이 나란히 배치돼 기초연금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게다가 조세부담에 대해선 ‘국민연금 급여와 상관없이 20만원을 동일하게 지급한다면, 재정소요를 감안해 정부안보다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를 위해 세금을 더 걷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아니오’가 71.7%였고, 28.3%는 동의한다고 했다.

조세부담에 대한 질문 직후 기초연금 대상자와 차등지급 질문이 이어졌다. 기초연금 대상자 질문에 응답자 82.5%가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답했고, 차등지급해야 한다는 응답도 72.4%에 달했다. 그러나 정부안의 핵심은 ‘국민연금과 연계해 기초연금을 차등지급’하는 게 아니라 ‘국민연금을 오래 낼수록 기초연금을 더 적게 차등지급’하는 것이다. 이같은 핵심내용은 이번 설문조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부안에 대해 찬반을 묻는 질문도 없었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기초연금에 대한 이해도는 30%선에 그쳤다. 정부의 기초연금안이 ‘국민연금에 기초연금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질문에 ‘알고 있다’는 29.9%, ‘모르고 있다’가 70.1%에 달했다. 기초연금의 재원이 조세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다’(63.4%)가 ‘알고 있다’(36.6%)보다 많았다.

이처럼 정부안에 유리하게 짜여진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중 67.2%가 ‘소득 하위 70% 노인을 대상으로 차등 지급한다’는 안을 선호했다.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정액 20만원씩 지급(15.3%), 모든 노인대상 정액 20만원 지급(12.3%), 모든 노인 대상 차등지급(5.2%) 순이었다.

최병호 원장은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차등지급안(여당)과 정액지급안(야당)가운데 국민들은 차등지급안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차등지급 방식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사회연구원이 의뢰해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17일 전국 30대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이다. 응답률은 22.1% 수준이다.

한편 한국행정연구원은 지난해 12월말 ‘국민연금과 반비례해 지급하는 정부의 기초연금안에 전문가 70%가 반대한다’는 결과를 발표했고,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설문조사의 기본도 지키지 않았다며 대대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지난 4일에는 국민연금공단이 1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대폭 늘었다며 국민연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민연금의 임의가입자는 3만명이상 줄어들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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