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진보정권때 증시 더 좋았다"…새 亞금융허브 전략 제안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오찬간담회
룩셈부르크처럼 특화된 금융허브 전략 필요
"외국IB운용사 `웰컴정책` 펴야"
"박스피 돌파는 실적보다 새 정부 정책 기대감 때문"
  • 등록 2017-07-10 오후 3:01:48

    수정 2017-07-10 오후 3:05:19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하계 오찬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이데일리 최정희 박정수 기자] “과거 참여정부에서의 실패를 거울 삼아 새로운 금융허브 전략을 펼칠 때가 됐다.“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돌연 금융허브라는 화두로 던졌다. 참여정부때 동북아 금융허브를 구축하겠다며 여의도에 국제금융센터(IFC)를 만들었지만 제대로 된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최근엔 외국계 은행, 증권, 운용사등이 잇달아 국내에서 철수하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황 회장이 이 시점에 금융허브를 들고 나온 것은 참여정부와 같은 색깔의 문재인 정부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내정자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란 해석이다.

황 회장은 “자산운용 규모가 커지고 운용사가 늘어나는 등 발전하는 산업으로서의 전형적 모습이 보이고 있다”며 “이제 (우리) 체질에 맞는 금융허브를 만들 때가 됐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당시엔 뉴욕, 런던처럼 종합 금융허브전략을 내세웠지만 이젠 기능에 따라 특화된 금융허브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는 게 황 회장의 생각이다. 황 회장은 “금융허브는 종합 금융허브도 있지만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한 싱가폴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룩셈부르크형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는 펀드의 백오피스(back-office)업무에, 룩셈부르크는 펀드 등록에 특화돼 있듯이 우리나라도 우리에 맞는 특화 허브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황 회장은 “우리는 아시아 펀드산업의 메카가 될만한 여건이 충분하다”며 “연금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베이징, 도쿄 등 주요 도시가 비행기로 2시간안에 있는데다 IT인프라나 인재, 치안, 기후 등등 일하기 좋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좋은 국제학교와 필리핀 하우스 메이드(Housemaid) 처럼 아이들 교육과 집안 살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테일한 부분에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제도를 개선하고 시각을 바꿔 외국IB운용사를 하나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웰컴(Welcome)정책’을 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문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대체로 진보정권이 보수정권보다 주가 성적이 좋았다”며 “김대중 정부때는 벤처기업이 육성됐고 노무현 정부에선 1가구 1펀드 열풍이 불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자본시장 육성과 중산층 재정지원 정책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올들어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이유는 기업 실적보단 지배구조 개선 등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단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삼성전자(005930)를 빼면 코스피 상장사 1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보다 4조원 밖에 늘지 않았고 코스닥은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은 같은 실적을 놓고도 증권가의 평가배수가 높아졌고 이는 지배구조나 기업 정책에 대한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주주권리 강화와 배당성향 확대를 근거로 문재인 임기말에 코스피지수가 4000선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주장하며 은행업계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만큼 이달 중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조사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국계 금융사에서 하는 업무 중 우리가 못하고 있는 업무를 깊이 있게 조사해 그 이유와 해결책 등을 담은 내용을 이달중 발간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증권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해답을 찾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금융지주내에서 은행, 증권 등 업종을 나누지 말고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등의 역할에 따라 매트릭스 조직을 구성해 WM은 은행쪽에서, IB는 증권출신이 임원을 맡는 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런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은행의 펀드 판매비중이 증권사보다 훨씬 높은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2007년 은행에서 해외투자펀드를 40조원, 증권사에서 20조원 팔았고 금융위기로 인해 환매가 이뤄졌는데 대부분의 환매는 은행에서 나타났고 증권사에선 거의 없었다”며 “이는 증권사 직원이 위험상황에 대해 설명을 더 잘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은행과 증권의 펀드 판매비중이 5 대 5이지만 한국은 8대 2”라며 “증권사가 30% 정도 더 노력해야 한다. 단기 실적보다 고객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5년만 갖춰가면 새로운 자본시장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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