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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를 찾은 신혼부부 34명이 현지에서 격리 조치됐다. 지난 22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이들은 두바이를 경유해 23일(현지시간) 오후 모리셔스 공항에 도착했지만 여지껏 시설 바깥으로 나가보지도 못했다.
신혼부부 중 한명인 회사원 이모씨(35)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공항측에서 한국인만 따로 분류했다”며 “발열 여부를 체크한 뒤 한 커플씩 중국 방문 여부를 확인하더니 입국을 허가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여권을 압수당하고 공항에서 발이 묶인 신혼부부들은 여행사 등에 문의하려 했지만 한밤중이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씨는 “모리셔스를 담당하는 한국 정부 관계자와 연락을 하게 됐지만 (다른 이야기 없이) 공항측 지시를 따르라고만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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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대부분 공항에서 억류된 후 씻고 먹지도 못했는데 생수 한병과 작은 샌드위치 한 개씩을 준 게 전부”라며 “시설이 해변가에 위치했는데 쥐와 벌레가 나오고 걱정도 많아 밤새 잠을 설쳤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밤에 한번, 다음날 아침에 한번 열을 체크한 것 말고는 별다른 의료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열이 나는 사람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사관측에서는 회의 중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달 받지 못한 상태”라며 “신혼여행이고 할 것 없이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와 별도 상의 없이 한국인들을 격리 조치한 것에 대해 엄중 항의하는 한편 현지 신혼부부들의 애로 해소에 나설 예정이다. 모리셔스는 한국 대사관이 없는 지역이다. 현재 모리셔스 현지의 영사 협력원이 신혼부부 및 현지 당국과 협의 중이며 오늘(24일) 중 인근 마다가스카르 대사관에서 모리셔스로 직원을 파견키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모리셔스 정부가 감염 국가 (입국자)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지 오늘 중 회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회의 결과에 따라 만약 장기 격리 조치 등을 받게 되면 한국으로 귀국편 등을 알아볼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