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 검토 안해” 금호家 4남 박찬구 회장의 속내는

인수전 과정서 ‘금호석유화학 역할론’ 부상
제3자 제의 검토→안해로 말 바꾼 까닭
주가 가치 극대화가 회사 기본 방침
‘반드시 M&A 성사시키겠다’ 의지로 읽혀
  • 등록 2019-04-17 오후 3:12:45

    수정 2019-04-18 오전 8:44:28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로서 현재 지켜볼 뿐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설과 관련해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박 회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동생인 데다,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11.98%)라는 점에서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16일 저녁 입장자료를 내고 “인수를 검토하지도, 계획하고 있지도 않다”며 “건실한 대기업이 인수해 하루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점심 금호석화 공식 루트를 통해 확인한 “제3자로부터 공동작업 제의가 오면 충분히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러나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지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은 검토할 수 있다”며 여지를 열어놓은 것은 그대로다. 반나절 만에 ‘말’의 뉘앙스만 바뀐 셈이다.

17일 재계 및 시장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이 같은 일련의 행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꼭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인수합병 양상에 따라 금호석화의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금호석유화학는 이번 인수전에 대한 회사의 기본 방침은 아시아나 지분 가치 극대화에 맞춰져 있다고 공식 밝혔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로서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 왔다”며 “추가 지분 매입을 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지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은 검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지분가치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M&A를 성사시키는 것”이라며 “딜이 깨지면 주가는 급락할 테니, M&A에 우호지분(흑기사)이 될 수도, 박삼구 회장과 딜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 나와서 잘 가져가 운영하면 좋겠다는 답변은 역으로 말하면 대기업이 참여 안하면 ‘나’라도 인수하겠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다만 차선책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금호석화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게임체인저’(시장 흐름을 바꿀 핵심 참여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박 회장이 굳이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는 뜻을 선뜻 밝히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 재계는 시장 반응 때문으로 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삼구 전 회장이나 박찬구 회장이나 뭐가 다르냐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며 “지난 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박삼구 전 회장이 물러나면 뭐하나, 박 전 회장의 장남 박세창 사장이 있는데’와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과 관련해 금호석화 관계자는 “기본 입장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글로벌 리딩 화학그룹’이라는 목표 달성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박삼구 전 회장이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다시 사들이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관측에 대해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를 살리기 위해 평생 일군 기업을 매각하기로 결단했는데 그런 결단이 존중돼야 하고 그 진정성에 대해 추호의 의문도 없다. 그런 의문을 갖는 것은 박삼구 회장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는 매출이 안정적으로 확보된 기업이기 때문에 경영능력을 갖춘 인수자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지금은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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