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승무원 "회장님 오시면 너는 울고, 너는 안기고, 너는 팔짱"

  • 등록 2018-07-09 오후 2:34:49

    수정 2018-07-09 오후 2:34:49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그동안 그룹 총수 과잉의전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8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규탄 문화재(사진=연합뉴스)
8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 나온 한 직원은 “박삼구 회장님, 저희 승무원들에게 스킨십 좀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회장이 교육생들을 보러 오는 날은 화장실, 식당에 숨어 있는 직원들까지 모두 잡아내 집합시켜 의전을 시켰다고 밝혔다.

이 승무원은 “(회장님 의전을)어떻게 하는지 아십니까”라며 상황 재연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영상)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몇 기 누구입니다. 회장님 만날 생각에 밤잠을 못 잤습니다. 사랑합니다”라며 “이거 지금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이거 저희 자발적으로 합니까?”라고 물었다. 집회에 모인 이들 사이에서는 “아니오”라는 답이 나왔다.

다음날인 9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승무원이라고 밝히며 익명으로 인터뷰한 이는 교육생들이 비자발적으로 ‘회장님 찬양가’를 불러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 승무원 교육생 환영 행사 장면이라고 알려진 영상 속 노래에는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었죠.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와 같은 가사가 포함돼 있었다.

앞서 아시아나 항공측이 ‘교육생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스스로 준비한 행사였다’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는 “갓 입사해서 엄청난 양을 배우는 와중에 교육생들이 내일 방문하실 회장님을 위해 노래를 불러드린다는 생각이 나올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 밖에도 회장이 나타나면 눈물을 흘리고 안아달라고 하는 등 다양한 양상으로 반기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각각의 역할을 나누고 리허설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장님의 입맛에 맞게 저희가 노래를 개사하고 너는 울고 너는 안기고 너희는 달려가서 팔짱을 끼어라, 등의 주문들을 들으면서 이 행위는 정상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들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또 “안아 드릴 때 ‘회장님 한 번만 안아주십시오’ 라는 말은 삼가라고 합니다. 한 번만이라는 게 회장님께서 기분이 나쁘실 수 있으니까. 이 정도까지 말씀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의전을 지시한 주체에 대해서는 “교육생들은 교관들에게 주문받고, 나아가 교관들은 그 윗분들의 지시를 받고 회장님이 좋아하시는 거에 따라 점점 내려오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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