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정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의정부 교도소에 갇혀 있는 한명숙 전 총리에게서 오랜만에 편지를 받았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한 전 총리는 이 편지에서 “다시 봄바람이 붑니다”라며, “어느 영웅이나 정치인이 만든 봄바람이 아니다. 참으로 든든하고 기쁘다. 소박한 꿈을 가진 보통 사람과 작은 바람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 서로 손에 손을 맞잡고 만들어낸 역사의 봄”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 대해 “색깔론, 북풍, 흑색선전이 도저히 먹혀들지 않았던 낯선 선거였다. 보수세력뿐 아니라 우리와 뿌리가 같았던 이들까지 치부를 드러낸 색깔론은 이제 그 효력이 다 한 것 같다”며 “시민들의 면역력도 한층 강해졌다. 이번 선거에서 얻은 큰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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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는 걱정 없다. 지금 걷는 길이 비록 가시밭길이어도 두렵지 않다. 자신의 삶의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위대한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맞잡은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문 대통령을 지켜서 사람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놓아 줄 것”이라고 적었다.
한 전 총리는 “저는 봄 지나 여름 끝자락이면 세상과 만난다”며 “출소 후에는 되도록 정치와 멀리하면서 책 쓰는 일과 가끔 우리 산천을 훌훌 다니며 마음의 징역 때를 벗겨 볼까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 전 총리의 옥중서신을 공개한 강기석 위원은 “어제 검찰총장 김수남은 퇴임사에서 소동파의 시구를 인용했다. ‘인자함은 지나쳐도 화가 되지 않지만 정의로움이 지나치면 잔인하게 된다’ 이것이 개인적인 변명이나 자기방어를 위한 논리라면 몰라도 검찰의 진실을 말 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 전 총리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꼬박 2년 징역을 살리고, 영치금까지 빼앗고, 남편의 통장을 털어 추징금을 징수한 이런 잔인한 짓거리는 검찰이 정의로웠기 때문이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 개노릇했던 검찰은 전혀 정의롭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를 지낸 한 전 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5년 8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며, 오는 8월 만기출소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