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미군이 남중국해 인공섬 부근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국제법을 준수하라며 맹비난했다. 남중국해는 일반적인 `씨름판`이 아니고 힘으로만 좌지우지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26일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남중국해의 전략적인 태세는 결국 중국에 이롭게 돼 있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동이 국제법이라는 실제적 기초와 강대한 국력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신문은 “중국은 남중국해에 섬과 암초를 짓는 일을 이미 마무리했고 이 문제는 대내외적으로 어느 정도 연착륙을 이뤘다”며 “미국 군함이 가끔 이곳에 `바람을 쐬러` 와도 그들이 보게 되는 풍경은 이전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지역에서 미국의 행동이 이미 국제법의 한도를 넘는 수준까지 갔고 힘을 과시하는 것 역시 점점 더 많은 견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해군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인공섬 부근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고 복수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군사 작전을 전개한 것으로 이 지역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관측됐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군 구축함(듀이함)은 이날 중국 인공섬 미스치프 암초에 12해리(약 22.2㎞) 이내로 접근했다. 미스치프 암초는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등 강력하게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미 구축함이 12해리 이내로 항해했다는 것은 이 암초를 중국의 영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계속되면서 듀이함이 미스치프 암초에 가깝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작전을 통해 중국에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도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런궈창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 해군 구축함 듀이함이 남중국해에 들어가 독단적인 항해를 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미사일 호위함 ‘류저우’호와 ‘로저우’호를 급파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런 대변인은 “지역 군사화를 추진하려는 미국의 이런 무력 과시 행위가 돌발 사건을 초래하기 쉽다”면서 “중국군은 이에 결연히 반대하며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