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北에 추가제의 없다'는 통일부…대책은 있나

  • 등록 2014-03-12 오후 6:10:49

    수정 2014-03-12 오후 6:10:49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남북 이산가족상봉(2월20~25일)이 종료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남북관계의 시계추는 여전히 멈춰있다. 남북이 상봉 이후 열기로 합의했던 적십자 실무접촉과 고위급 접촉은 열리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는 상황이다.

대화에 진전이 없는 건 남북이 원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남측은 상봉 정례화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원하는 반면,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쌀·비료 지원에 관심이 많다. 상봉 이후 남측이 먼저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제의했지만, 북측은 ‘남북 적십자간 협의로 해결될 성격이 아니다’며 이를 거부했다. 적십자 실무접촉보다는 고위급 접촉을 열자는 의중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서로 관심사항이 다르면 우선 테이블에 앉아 논의해도 되겠지만, 대화의 ‘틀’이 사실상 ‘내용’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남북이 링 외곽에서 기싸움만 벌이는 형국이다. 북측은 남한 언론의 대북 비판기사과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등을 문제삼고 있고, 남측은 “앞으로 북한이 우리와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속된 말로 국물도 없다(류길재 통일부 장관)”며 상대방을 자극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일 적십자 실무접촉 제의 통지문과 7일 수용 촉구 통지문을 북측에 보낸 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북한도 6일 실무접촉 제의를 거부한 이후 남북간 현안을 풀기 위한 어떤 제스처도 보이지 않는다. 남북이 ‘누가 이기는지 보자’는 식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3년 4개월 만에 상봉 행사가 개최되면서 남북관계 전반에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감은 지금 온데간데없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북측에 추가로 대화를 제의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가 제안을 두 번 했었는데 지금 현재로서는 추가적으로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남북이 상봉 일정에 합의했을 때 한 남북문제 전문가가 기자에게 했던 말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는 “이산상봉은 스포츠 행사 그 이상이하도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산상봉이 ‘이벤트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과 남북이 상봉 이후 넘어야 할 산이 그만큼 험난하다는 뜻이었다. 정부가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산상봉이란 한고비를 넘었다고 안심한다면 남북관계에 진전은 없다.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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