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사 막말 충돌.. 일부 상임위는 파행(종합)

예산심사소위 ‘박근혜표 예산’ 놓고 여야 충돌
與 김진태-野 강창일 언성 높이며 분위기 험악
교문위는 누리과정 예산 놓고 기약없는 파행
  • 등록 2014-11-17 오후 5:35:43

    수정 2014-11-17 오후 5:35:43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여야의원들이 심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수익 정다슬 강신우 기자] “(책상을 치면서) 그만 하세요”

“왜 얘기하는데 시비를 걸고 그래, 저XX 깡패야?”

“아니, 어떻게 저런 양아치 같은 소리를 해?”

새해 예산안 심사의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옛 계수조정소위)가 예산안을 본격 다루면서, 여야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 상임위 예비심사를 끝내지 못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교문위)도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파행을 거듭했다.

‘창조경제단지 예산’ 놓고 與 “원안” vs 野 “삭감”

예산조정소위 이틀째인 17일 오전 회의에서는 여야 위원들 간 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발단은 한국개발연구원(KDI)등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유휴부지로 남게되는 서울 홍릉 부지를 ‘글로벌 창조지식경제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정부가 신청한 55억원(위탁사업비 50억원+연구개발비 5억원)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정부 원안 통과를 주장한 여당과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삭감을 주장한 야당이 충돌했다.

예결특위 야당간사인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본적으로 설계 및 타당성 조사 후에 예산이 반영돼야 하는데 연구용역비 5억원을 제외하고 50억원이 미리 반영됐다”면서 “예산 작성 세부 지침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에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도 “기재위에서도 문제제기를 했는데, 연구단지를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기본 계획이 확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리모델링 비용까지 다(반영)하는 것은 다른 부처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기재부이기 때문에 힘을 과시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때는 땅이 좋은 위치에 있으니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넣으려고 했다가 정권이 끝나니까 녹색 대신 창조를 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에서도 사업을 하는 데 시기가 있다. 따지고 따져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해야 효과가 난다”며 “연구용역만 하면 효과가 없고, 정부가 계획한 방향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부대의견으로 달아서 하자”고 말했다.

같은당 김희국 의원도 “KDI가 이전하고 그 시설을 어떻게 이용할지 수년간 고민했고 고민만 하다가 리모델링으로 됐다”며 “(창조지식경제단지에 들어갈) 콘텐츠는 이미 확정돼 있고 추진 절차만 남았는데, 여기에 ‘창조’라는 단어가 붙어 있어서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지 모르겠지만 폴리티컬(정치적 해석)을 입히면 안된다”고 맞섰다.

강창일-김진태 신경전 폭발.. 사과로 수습됐지만 험로 예고

결국 해당 안건은 검토를 보류하기로 했지만 여야 의원들은 예민해졌고, 급기야 국유재산관리기금으로 경찰청 경찰서 청사시설을 증축하는 안건을 논의하던 도중 신경전이 폭발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이 “특정 기금 사업을 논의하면서 증액·감액을 논의하면 (사업 추진을) 인정하게 되는 꼴이기 때문에 따로 떼어 내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김춘수 국회 예결위 수석전문위원은 “원래 예산과 기금은 같이 논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에대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다 알면서 저런 식으로 한다. 편법으로 심사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정회를 요구했다.

그러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책상을 손을 치면서 “그만 하세요”라고 언성을 높이며 반발했고, 이에 강창일 새정치연합 의원이 “왜 얘기하는데 시비를 걸고 그래, 저 ×× 깡패야? 어디서 책상을 쳐. 저런 양아치 같은…”이라고, 즉각 맞받아치면서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김진태 의원도 “방금 뭐라고 했나. 예의 바르시네요? 욕설이나 하고, 어떻게 저런 양아치 같은 소리를 해”라고 응수하면서 일촉즉발 직전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상황이 험악해지자 홍문표 예결위원장은 “(국민이 국회에) 대한민국 예산을 맡겼는데 이 추태가 무엇이냐. 정회를 계속하면 시간내 처리가 어렵다”며, 회의 진행을 계속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곧이어 신상 발언을 통해 “그건(기금과 예산안 분리 논의) 그거대로 논의하시고 제가 오늘 이런 생활을 시작한 것에 후회가 될 정도다. 나름 법사위에서 치열한 공방도 했지만 공식 석상에서 욕을 들어본 적은 없다”면서 “여야를 떠나서 선배 의원한테 이런 대접을 받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강창일 의원이 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강창일 의원은 “국회의원 11년 하면서 별꼴 다 봤지만 책상을 쳐요? 중간에 일어나서 비판을 하면서 안된다고 했더니 책상을 쳤다. 책상 치는게 깡패 문화 아니냐”면서 “상임위원장을 하면서도 책상 치는 것을 못 봤다”고 응수했다.

결국 막말 공방을 김 의원은 책상을 친 행동을 사과하고, 강창일 의원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면서 파행은 가까스로 면했다. 하지만 이달말까지 남은 예산심의의 험로를 예고하는 ‘서막’이었다.

교문위 ‘누리과정’ 예산 놓고 파행 지속

한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교문위)는 새해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이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2일 예산심사소위가 파행된 이후 17일까지 엿새째 ‘공회전’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누리과정은 의무복지 예산이라며 관련예산 2조1500억원 등을 중앙정부 예산으로 증액하는 안을 만들어 예산결산특위로 넘길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누리과정 예산은 시·도교육청이 부담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는 만큼 국고에서 지원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정무위도 국가보훈처 예산 삭감 등의 문제가 남아 있는 가운데 18일 회의를 열고 예산안 예비심사 의결을 시도한다.

새해 예산안은 각 상임위를 통과한 예비심사안을 예산결산특위로 회부, 예산안조정소위와 전체회의를 거쳐 최종적인 증액·감액 심의를 마치게 되는데 비공개로 진행되는 정보위를 제외하면 17일까지 교문위와 정무위가 심사를 마치지 못했다. 일단 예산결산특위 예산조정소위는 예비심사가 완료된 상임위부터 감액 심사를 진행 중이지만, 이들 상임위에서 예산안 통과가 늦어질 경우 전체 예산안 심사 역시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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