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에 통성기도"…교회 예배 강행, 집단감염 온상 우려

은혜의강 교회에서 46명 집단 확진, 예배 중단 요구 거세
"예배 중단 요구는 협박" 기성교회는 강하게 반발
  • 등록 2020-03-16 오후 2:34:47

    수정 2020-03-16 오후 2:58:3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전국에 산재한 교회들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에도 주말 예배를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에는 성남 은혜의강 교회에서 확진자가 46명이나 무더기로 나와 예배 중단을 위한 행정명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강 교회에서 16일 오전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은혜의강 교회에서는 목사 부부와 신도 등 46명이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 이어 수도권에서 나온 집단감염 가운데 2번째로 큰 규모다.

당국은 이 교회가 상가건물 3, 4층을 쓰는 소형교회로 작은 공간에서 밀집해 예배를 진행하다 집단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0명 정도 모이는 주말예배를 선제적으로 중단 조치하지 않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교회의 건물 현장 예배 행사가 집단감염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도 전국에 산재한 교회에서 여러 이유로 주말 종교행사를 중단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특히 교인 1만명을 가볍게 넘어서는 일부 대형교회들도 주말 예배를 강행하고 있고, 소형교회들 역시 주말에 헌금을 거두지 못할 경우 바로 재정적 타격을 입는 등의 이유로 예배를 중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리교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 규모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광림교회 역시 15일 예배를 그대로 진행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교회 장로 등은 “신천지와 같은 취급을 하지 말라”며 철저한 방역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예배를 강행한 교회들은 좁은 공간에서 밀접접촉자 사이 비말 노출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집단 찬양, 통성기도 등 기존 예배 형식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뷰에 응한 한 장로는 “예배를 목사님 혼자 떠드느냐. 찬송도 있어야 하고, 찬양도 있어야 한다”며 이를 옹호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교회가 달라진 사회 분위기에도 현장 예배를 고수하는 것은 교회가 가지는 사회적 기능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교회 예배가 종교적 제의를 넘어 공동체 사이 교류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신도들도 현장 예배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박해의 역사로 대변되는 기독교 교리 특성상 외부의 압박을 종교적 ‘핍박’으로 인식하는 특성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재난 상황에서 공적인 가치를 위해 요구되는 사회적 압력조차 일종의 탄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개신교 주류 교회 단체들은 성향을 막론하고 대체로 예배 중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극우 성향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계열의 한국교회언론회는 “전 교회 예배 중단 요구는 획일적이고 사회주의적”이라고 주장했고, 중도 성향의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역시 지난 9일 성명을 발표해 이번 감염병 사태 후 교회 예배를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여론몰이에 의한 또 다른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지역사회 확산과 예배 중단은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등 한국 주류 교파가 가입해있는 한국교회총연합도 13일 목회서신을 통해 “예배는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가치이자 포기할 수 없는 교회의 첫 번째 목적”이라며 “지자체가 공문을 보내 예배당 예배 중단을 요구하는 행위는 ‘협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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