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KEB하나은행, 탄생 성공 이면에는 JT의 뚝심과 소통

  • 등록 2015-08-31 오후 5:25:52

    수정 2015-08-31 오후 5:25:52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하나·외환은행 통합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7월 13일 외환은행 노조가 통합에 전격 합의하기로 한 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런 평가가 나왔다. 김 회장(사진)은 지난해 7월 조기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뒤 한발 뒤로 물러나 있었지만 통합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구원투수’로 전면에 나섰다. 올해 초 외환 노조가 법원에 통합중지 가처분신청을 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6월 말까지 합병절차가 중단됐을 때 통합 추진은 그야말로 안갯속이었다.

지지부진한 통합 논의의 물꼬를 튼 것은 김 회장 자신이었다. 서울은행 출신인 김 회장이 하나은행에 와 서울·보람·충청은행 등 합병 경험이 많은 만큼 누구보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심정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가장 걱정하는 게 임금, 인사상 불이익, 복지 등의 문제인데 (차별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대구·경북, 부산·울산, 경인본부 등을 돌며 토크콘서트 형식을 빌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직접 설득에 나서는 한편 김근용 외환 노조위원장 등과는 주말도 마다않고 홀로 물밑 접촉을 하면서 전격 합의에 이르렀다. 김 회장은 통합은행명에 ‘외환’또는 ‘KEB’를 포함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했다. 또 인사상 불이익이 없게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인간 김정태를 믿어달라”는 진심어린 호소로 외환 노조 측 마음의 빗장을 푼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1일 ‘KEB하나은행’으로 재탄생하는 통합은행 첫 수장에는 함영주 부행장을 깜짝 발탁했다. 상고 출신에 피합병 은행인 서울은행으로 금융권에 첫 발을 내디딘 함 부행장을 선택한 것 역시 김 회장의 탁월한 혜안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두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학력이나 출신에 관계 없이 본인 노력만으로 은행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었기 때문이다.

다음달 12일에는 옛 외환은행 직원들을 포함해 ‘전 임직원 하나되기 행사’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하나생명보험, 하나캐피탈 등 그룹 관계사 모든 직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노조위원장들이 함께 개회 선언을 하기로 해 ‘하나되는 하나금융’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제는 자산규모 기준 1위(290조원)로 올라서게 될 메가뱅크를 글로벌 은행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과제가 남았다. 외환 업무에 경쟁력을 갖춘 외환은행과 프라이빗뱅킹(PB)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가 성패의 관건이다.

“2025년까지 ‘글로벌 톱 40’, 아시아 5위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김 회장의 야심찬 목표는 이제 본격적인 출발선에 서게 됐다.

경남고와 성균관대를 나온 김 회장은 1981년 옛 서울은행에 입사한 뒤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창립 멤버로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가계영업본부담당 부행장보, 영남사업본부 부행장, 가계고객사업본부 부행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영업의 달인’으로 불린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은행장을 거쳐 2012년 김승유 회장 후임으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올랐다.

영문 이름 약자이자 ‘Joy Together(함께 즐기자)’의 뜻을 담은 ‘JT’가 김 회장의 별명이다. 지위와 격식을 내려놓고 소통하겠다는 경영철학이 함축돼 있다는 게 하나금융 측 설명이다.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빌딩 15층에 있는 집무실 문패 역시 ‘회장실’이 아닌 ‘Joy Togeth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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