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넷전문銀 선정 복마전 안된다

  • 등록 2015-08-31 오후 5:26:17

    수정 2015-08-31 오후 5:26:17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은 아예 자격이나 깜냥도 안 되는데. 컨소시엄에 들어온 투자자들하고 경영권 놓고 분쟁날거야. ○○은 대놓고 컨소시엄 내에서 같은 돈 내는데 경영권 달라고 주장한대.” (A컨소시엄 관계자)

“○○이 은행에 대해 뭘 알아. 인터넷은 형용사고 뱅크가 주어 아닌가. 말 그대로 이건 뱅크인터넷이야. ○○이 인터넷은행을 한다고.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수작질인지.” (B컨소시엄 관계자)

얼마 전 만난 각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한 핵심 관계자와의 대화다. 이달 30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앞두고 속속 후보군들이 수면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유력 컨소시엄 후보군 사이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공공연히 서로의 컨소시엄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가 하면 물밑에서 이들을 비방하거나 자금동원과 주도권 등을 두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투자자 간에 문제가 있다며 흑색선전도 나오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보이지 않는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다.

정책적 틀 안에서 아직 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야 할 방향과 경영권 확보 등에 대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예비인가 신청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런 ‘복마전’의 냄새가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한 부행장은 “현재도 이런 데 예비입찰 받고 연말 본인가 전까지 얼마나 많은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할지 걱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찌감치 예견됐다. 금융당국은 현행 은행법 체제로 신청받는 1단계에서 한두 곳을 뽑고, 은행법 개정을 통한 금산분리 완화 상황을 가정한 2단계에서 추가 인가를 내주는 등 모두 2차례로 나뉘어 진행할 예정이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주 보유 한도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4%, 금융지주처럼 금융주력자는 10%다. 때문에 최대주주가 드러난 곳도 있지만 세부 지분율은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나아가 신청 단계의 지분구조는 임시안이 될 공산이 크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금산분리’ 완화를 담은 은행법 개정 추진이 내년 이후 지분구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최대주주가 없는 것은 인가과정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사자들은 ‘주도권 다툼 같은 건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에선 은행업에 대한 숙원을 풀겠다는 기업들의 뜻이 완고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강 건너 불구경할 게 아니라 복마전 양상으로 치닫기 전에 이를 견제할 대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사업자 선정 이후 연착륙을 위해 건전성 강화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라장사의 포효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