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발목잡힌 현대車…탈출구가 없다 ‘사면초가’

中소비자 사드 사태 이후 韓브랜드 외면…2012년 중-일 영토분쟁 때와 판박이
낮은 브랜드 인지도·SUV 붐·中 업체 약진 등도 영향
“중국 맞춤 SUV 출시, 근본적 문제 해결엔 역부족”
  • 등록 2017-04-25 오후 2:18:44

    수정 2017-04-25 오후 3:42: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중국과 일본이 영토분쟁을 하고 난 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문제를 겪었을 때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평일 오후에 상하이 자동차 매장에 가 보면 혼다와 쉐보레에 쇼핑객들이 북적이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현대차 매장은 한산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올 들어 현대차 매장 직원 절반이 일을 그만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대차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에 따른 불매운동이 꼽혔다. 이른바 ‘사드 쇼크’다.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에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됐는데, 현대기아차까지 번졌다는 설명이다.

낮은 브랜드 충성도도 중국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를 피하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는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이 유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세단을 구입했던 중국 소비자들이 중고로 차를 판 뒤에 가격이 싸고 내부 공간도 넓은 중국산 SUV로 갈아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ix25, 투산, 산타페 등 SUV 판매는 전체 중국 판매의 22%를 차지해 업계 평균 40%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점유율이 지난 달 3년 만에 6%포인트 상승해 45.9%를 기록한 반면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절반 이상 하락해 3.5%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중국 맞춤형’ 신차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말에 신형 ix35를, 내년 초에는 제네시스를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SUV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ix25-ix35-투싼-싼타페로 이어지는 SUV 라인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겠으나,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홍콩 샌포드 베른슈타인의 로빈 주 애널리스트는 “현대의 중국 전용 SUV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긴 하지만, 브랜드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틈새시장이 중국산 SUV에 의해 공격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연초 소형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세금 감면 혜택이 축소되면서 불매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현대차의 중국 현지 합작법인은 올해 1월과 2월 소매판매가 30% 감소한 뒤 생산과 공급을 줄였으며, 이는 자동차 딜러들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졌다. 기아차의 중국 생산량도 같은 기간 일부 중단됐다.

문제는 현대기아차가 기다리는 일 외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만한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혼다, 닛산, 도요타 등 일본의 3대 자동차 업체는 지난 2012년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 이후 유사한 일을 겪었다. 당시 중국 국민들은 전국적으로 시위를 벌였으며 폭도들이 일본 기업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세 업체 모두 분쟁 이전보다 더 많은 판매 기록을 세웠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점이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 소남영 총경리(기아차 부사장)는 지난 19일 상하이모터쇼에서 “현재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새로운 모델 출시를 통해 곧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예전 일본 사례를 참고·연구해 내부적으로 판매를 복구할 방법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연말 충칭에 5번째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며 연간 생산량은 30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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