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세 번째 당 대표격‥또 ‘독배’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상임고문단과 전직 원내대표 등 주요 중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 주재로 비대위원장 추천 회의를 진행한 결과 문 의원을 박수로 추대했다.
|
문 의원은 당초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다가 마음을 바꾼데 대해서는 “전부 당이 어렵다고 하니 남은 여력이 있다면 써레질이라도 할 각오는 변함이 없지만, 난 기진맥진해서 동력이 상실될까봐 계속 거절했다”면서 “상황이 이것도 운명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후 계획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이 당 대표 격의 중책을 맡는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그는 열린우리당 의장(2005년 4~10월)과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2013년 1~5월) 등을 이미 역임했다. 그는 ‘독배’로 불리는 비대위원장직을 불과 1년4개월 만에 다시 맡게 됐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설’은 이날 회의 전부터 이미 파다했다. 당내 최대계파로 꼽히는 친노계에서 문 의원을 지지했고, 상당수 동교동계 원로인사들까지 문 의원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유력후보로 꼽히던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이날 당 의원들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저는 경쟁의 대열에서 빼주시기 바란다. 제 사견으로는 문희상 의원님이 당의 위기관리를 잘 해내실 분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문 의원은 당초 이날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남·북·러시아간 공동 물류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점검차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참석하지 않아 이 같은 관측을 더했다.
계파청산 과제 있지만‥가시밭길 예고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문 의원의 앞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그는 박 위원장의 거취 파동으로 인한 내홍을 수습하고 내년 당 대표를 뽑기 위한 전대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책무를 맡았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차기 당권을 의식한 계파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는 점에서 험로는 불가피하다.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60년 전통 정당의 뿌리만 빼고 혁신해야 한다”고 했지만, 최소한 ‘문희상 체제’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문 의원은 추후 당 개혁을 주도하는 ‘혁신형’이라기보다는 내년 전대까지 당을 평탄하게 이끌 ‘관리형’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