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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암경찰서는 17일 음란물 유포와 주거침입 혐의로 박모(27)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북부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김병수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박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 중이다.
식당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는 박씨는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건물에 무단 침입해 알몸으로 음란행위 하는 모습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SNS에 올린 사진 속 인상착의를 확인하는 한편 범죄 당일 폐쇄회로(CC)TV 분석을 거쳐 지난 15일 오후 6시 32분쯤 서울 광진구에서 박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대라는 특성 때문에 성적 욕구를 느끼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노출사진을 올려 주목을 받는 것에서 희열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박씨의 범죄를 두고 학생들은 “일부 남성들이 가진 왜곡된 인식이 사라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서울여대 재학생 한모(22)씨는 “여대도 일반적인 남녀공학 대학과 다를 바 없는데 성적 욕구를 느끼고 음란행위를 할 생각을 했다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재학생 이모(25)씨는 “만약 학생이 알몸남을 마주치기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숙명여대 졸업생인 박모(24)씨는 “여대는 단순히 여성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정식 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이 있다”라며 “학습공간에서 여대생을 타깃으로 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한다는 자체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여대라는 공간에 대해 일부 남성들의 왜곡된 성의식이 이번 사건에서 확인된 셈이다”라며 “이런 인식 속에서 여대를 안전한 공간으로 분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