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뉴델리'도 위작…서명 필체가 달라"

국내 감정학 1호 박사 이동천
신간 '미술품 감정비책'서 주장
"'미인도'도 위작 확실…
국립현대미술관이 어서 공개해야"
  • 등록 2016-07-21 오후 3:48:38

    수정 2016-07-21 오후 3:52:28

이동천 박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대한출판협회 강당에서 ‘미술품 감정비책’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천경자 화백의 ‘뉴델리’가 위작이라고 주장했다(사진=김용운 기자).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감정가는 작품 자체만 가지고 판정해야 한다. 어떻게 소장하게 됐는지 어떤 방식으로 구매했는지는 감정 자체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작품만 놓고 봤을 때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천경자의 ‘뉴델리’는 천 화백이 그린 작품이 아니라고 본다.”

국내 ‘감정학 1호 박사’로 불리는 이동천(51) 박사가 신간 ‘미술품 감정비책’(라의눈)을 통해 다시 한 번 국내 미술계의 위작과 감정 문제를 정면에서 거론했다. 전작 ‘진상: 미술품 진위 감정의 비밀’ 이후 8년 만이다.

이 박사는 2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대한출판협회 강당에서 ‘미술품 감정비책’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립미술관이 천경자 화백 1주기 추모전에서 공개한 ‘뉴델리’는 감정결과 위작”이라고 밝혔다. ‘뉴델리’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소장 중인 천 화백의 93점 외에 이번 전시를 위해 개인소장가에게서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사는 “작품의 천 화백 서명 글씨체가 진작과 다르다”며 “특히 다른 작품에 남아 있는 천 화백의 ‘뉴’자와 ‘뉴델리’의 ‘뉴’자의 필체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필체도 다를 뿐만 아니라 개칠(덧칠)한 흔적도 있다”며 “천 화백은 서명에 오자가 있어도 고치지 않을 정도로 서명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개칠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박사에 따르면 천 화백은 1981년 작 ‘폭풍의 언덕’을 ‘폭풍의 억덕’으로 잘못 표기했지만 이를 덧칠해 수정하지 하지 않고 그대로 놔뒀다.

아울러 천 화백의 ‘미인도’ 또한 진작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미인도’는 천 화백이 여인과 꽃을 테마로 그리기 시작한 1973년 이후 나온 여인상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여인과 꽃을 주제로 한 작품 중 ‘미인도’만 여인의 인중 표현방법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천 화백은 밑그림을 그리면서 인중을 표시한 뒤 채색하는 과정에서 이를 색으로 뒤엎었지만 ‘미인도’에는 그런 흔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25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이 공개하지 않아 ‘미인도’를 육안으로 감정하진 못했다”며 “위작 논란을 끝내기 위해 하루빨리 ‘미인도’를 공개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1994년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서화감정학과 문헌고증학을 배웠다. 1999년 중국 중앙미술학원에서 감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1년 국내 최초로 명지대 대학원에 ‘예술품 감정학과’를 개설하고 2년간 주임교수를 역임했다. 2004년부터 11년간 서울대 대학원에서 ‘작품 감정론’을 강의했다.

이 박사는 “국내서 위작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정작 위작이냐 진작이냐를 다룬 논문 한 편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 책에는 평소 주장해온 감정가 실명제와 그간 감정한 작품들의 뒷이야기를 자세히 실었다”고 말했다.

이동천 박사가 위작이라고 주장하는 천경자 화백의 ‘뉴델리’(사진=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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