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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들어가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연대하면서 엄중한 경계 태세 아래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7월에는 골프 치던 아베…이번에 NSC 소집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11번째에 이르렀다. 가장 최근 발사됐던 지난 7월까지만 하더라도 휴가를 맞아 골프를 치고 있던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나라(일본)의 안전 보장에 영향을 주는 사태는 아닌 것을 확인했다”며 그 이후에도 골프를 계속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정보수집·분석에 전력을 다해 국민에게 신속·적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 △비행기·선박 등 안전 확인에 철저할 것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비해 만전을 가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NSC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외무성의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전화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은 이번에 떨어진 곳이 일본이 규정한 배타적 경제수역(EEZ)였기 때문이다. 북한이 쏜 발사체가 일본의 EEZ 내에 낙하한 것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영해 기선에서 200해리 이내의 수역을 일컫는 EEZ는 선박 통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제외하고서는 사실상 배타적 경제 주권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영해와 다름이 없다. 어업활동 등을 하던 일본 선박 등이 미사일에 피격됐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우리 군은 이번 미사일이 미국 본토도 가격할 수 있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으로 분류하고 있다. MRBM은 사거리가 1000~3000km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항공기나 선박의 피해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고노 日방위상 “SLMB 여부 분석 중…분석 능력과는 관계없다”
요란했던 대응과는 달리 일본정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정보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미사일 수를 2발에서 1발로 정정해 체면을 구겼다. 한국 정부가 미사일 발사지점을 바다 위라고 추정하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이라고 밝힌 것에 반해 일본 정부는 “분석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고노 다로 방위상은 NSC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적어도 1발이고 비행 도중 분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NSC 회의는 오전 9시 15분부터 10분간 총리관저에서 열렸다.
이후 스가 장관도 11시 30분 2차 브리핑에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1발로, 2개로 분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를 수정했다. 우리나라 합동참모본부는 처음부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1발로 추정했다.
고노 방위상은 북한이 쏜 미사일이 SLMB이라는 한국군의 발표에 대해서도 “일본은 아직 관련 정보는 분석하는 중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로 정보 분석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고노 방위상은 “우리가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지 말씀드리는 것은 삼가하고 싶다”, “분석 중이라는 것이지 분석능력과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정병두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일본에 정보를 요청해 받았다고 밝혔다. 지소미아는 11월 23일 만료 예정이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은 아직 군사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반면 스가장관은 이날 ‘지소미아를 통해 한국과 정보교류를 했느냐’는 질문에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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