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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과 LG가 가전에서 전기차 전장(전기장치)까지 협력을 확장하고 있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계속되는 글로벌 부품·소재 공급난 속에 국내 경쟁사 간 좋은 협업 사례를 남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D, 삼성전자에 OLED 공급…제품 다변화·수익성 시너지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22’에서 삼성전자(005930)가 퀀텀닷(Q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QD-OLED TV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QD-OLED 패널을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QD-OLED TV와는 별개로 LG디스플레이(034220)로부터 W(화이트)-OLED 패널을 받아 OLED TV 생산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OLED TV 시장 진출을 앞둔 삼성전자가 현재로선 부족한 OLED 물량을 LG로부터 지원받는 것으로 읽히지만, 업계에서는 상호 간에 실익이 되는 윈윈(Win-Win) 관계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QD-OLED와 LG디스플레이 W-OLED는 다른 패널이라 보완 개념이 아닌, 제품군 다변화 전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액정표시장치(LCD) TV에 이어 OLED TV 사업을 키우면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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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삼성과 LG간 협업 사례는 가전뿐 아니라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도 발견된다. 독일 폭스바겐 전기차에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가는데, 이 시스템에 삼성전자 반도체가 탑재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LG의 협업이 이례적이라고 해석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통상 완성차 업체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그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 업체를 각각 정한다”며 “LG와 삼성의 의지로 같은 차량에 시스템과 반도체를 탑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양사 간 영역 침범이 없기 때문에 필연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양사 간 협업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전망된다. 김 교수는 이어 “국내 기업들이 공동으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하면 정부 입장에서도 해외 기업과의 협력보다 R&D 비용을 지원하기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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