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불치병 자식 살렸는데…상식 밖, 이해 안돼”

현대상선 본사. 작은 사진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현대그룹이 참았던 말문을 열었다. 앞서 현대상선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데 대해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당시 적법절차를 거쳤다. 법률 검토 뒤 대응하겠다”며 차분히 대처했던 것과는 달리,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16일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위기에 봉착했던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현정은 회장은 사재(300억원)까지 내놓으며 자구노력을 총 동원했는데 상식 밖이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치병에 걸린 자식을 살려 독립시켰더니 등에 비수를 꽂았다. 왜 그런식으로 수술했는 지 따져묻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소송 진행 여부를 떠나 보도자료와 간담회 등을 통해 폭로하는 것은 과하다”고 했다.

아울러 “2014년은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었고, 현대로지스틱스를 상장한 뒤 유동성 위기를 넘기려고 했지만 급히 매각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현대상선도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을텐데 이러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진짜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또 “옛 친정인 데다, 이것 저것 다 팔고 대주주와 채권자들이 희생해서 현대상선을 살려 그룹에서 분리된 것인데 만약 상식이 있다면 고소를 했다고 하더라도 조용히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지난 15일 현대그룹 총수인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현대그룹 전 임원 및 현대상선 전 대표이사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이어 다음날에는 기자 브리핑을 열고 현정은 회장 등을 배임혐의로 고소한 구체적 이유를 설명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