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판단' 바꾼 美연준…트럼프 압박에 파월 날개 접었나

이달 연준, 비둘기적 성향 강해져…'인내심' 문구 삭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0.3%p 낮춰…절사평균 언급 안해
  • 등록 2019-06-20 오후 5:02:59

    수정 2019-06-20 오후 5:02:59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금리 방향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하향 조정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전략을 내놓겠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연준은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금리 동결은 9대 1로 결정됐다.

먼저 달라진 점은 통화정책에 대해 ‘인내심’을 갖겠다는 표현이 사라진 점이다. 그리고 올해 개인소비지출(PEC)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8%에서 1.5%로 낮췄다. 지난달만 해도 1분기 인플레이션 수치의 둔화는 일시적일 것으로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올해 전망치를 아예 아래로 끌어내렸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FOMC 공개 의사록을 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에서 절사평균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러나 이달에는 관련한 언급이 사라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절사평균 물가 상승률은 물가 지수를 구성하는 품목 중 상승률이 높은 31%와 상승률이 낮은 24%를 제외하고 계산한 물가지표로 현재 2% 수준이다. 2% 수준이면 완화정책이 굳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고, PCE 물가 전망치를 낮추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비둘기 성향’을 지난달보다 강하게 풍겼다는 설명이다. 4월 기준 PCE 물가 상승률은 1.5% 수준이다.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금리 동결을 지지했던 FOMC 이사들은 최근 통화완화로 무게추를 옮겨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긴 했지만, 파월 의장의 분위기가 바뀐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도 일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의 연임을 무산시키고 이사로 재직 중이던 파월을 후임으로 앉혔다. 비둘기 성향을 보인데다 비(非) 경제학자 출신이어서 뜻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해 4차례 금리를 올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과 파월 의장을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해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면, 미국의 경제성장률(GDP)과 주식이 상대적으로 더 올랐을 것으로 주장한 것.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월 백악관이 파월 의장을 의장직에서 해임하고 연준 이사직만 유지하는 방안에 대한 법률 검토 작업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날 파월 의장은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임기를 다 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나의 임기는 법적으로 4년이 확실하다”며 “임기를 모두 수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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