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처럼 로그인하고 입장"..넥슨, 국산게임 25주년 기념전시 '눈길'

7월18일부터 9월1일까지 서울 종로 아트선재센터
'게임을 게임하다'..韓게임 과거·현재·미래 형상화
  • 등록 2019-07-17 오후 3:11:03

    수정 2019-07-17 오후 3:11:03

게임을 게임하다 전시회 현판. 사진=노재웅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로그인하고 입장하세요.”

종로 아트선재센터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커다란 키오스크가 관객을 맞았다. 입구에서 오랜만에 넥슨 아이디를 기억해 내 입력하자 ID 밴드를 발급해줬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독특하게도 입구와 출구가 나란히 붙어있다. 안쪽 방향으로 11개의 작품이, 바깥쪽 방향으로 9개의 작품이 전시돼있는 특성 때문이다. 본격적인 ‘국산 온라인게임의 현대미술 체험 게임’의 시작이다.

오는 18일부터 9월1일까지 서울 종로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넥슨재단의 ‘게임을 게임하다/인바이트 유_(invite you_)’ 전시를 개관에 앞서 미리 체험해봤다. 넥슨재단은 넥슨의 사회공헌 재단으로, 한국 PC온라인 게임 25주년을 맞아 업계 최초로 국산 게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형상화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전시장 입구의 로그인 키오스크. 사진=노재웅 기자
게임처럼 진행되는 전시의 시작은 점과 선으로 이뤄진 추상적 영상작품인 ‘아이트래킹’으로 구성돼있었다. 장르별로 게임 이용자들이 어느 곳을 주로 응시하는지 모은 데이터를 시각화한 예술작품으로, FPS(1인칭슈팅), 액션RPG(역할수행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플레이 방식이 시각적으로 구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작업에는 넥슨의 AI(인공지능)·빅데이터 연구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 협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이트래킹을 비롯한 다양한 전시물의 데이터 분석을 제공해 예술작품으로의 재탄생을 도왔다.

마비노기를 모티브로 기획한 작품 ‘캠프파이어’. 관람객이 단상 위 구조물에 앉으면 가상의 캠프파이어가 피워지고, 바람이 불고, 연기가 피어오르며 음악이 연주되는 등 공감각적 경험이 제공된다. 사진=노재웅 기자
인트로를 지나면 마비노기와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의 유명 온라인게임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체험형 전시작품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특히 ‘로나와 판’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마비노기의 대표 NPC인 로나와 판이 폴리곤 형태로 설치된 이 작품은 마비노기 속 하루인 36분에 맞춰 낮과 밤의 연출이 바뀐다. 또 판 앞에는 360도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맞은편 벽면을 통해 영상이 출력되는데, 이를 통해 머리 위에 게임 속 칭호가 달린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온라인게임 내에 지정된 공간에서 한 방향만을 바라보는 NPC(Non-Player Character)의 시점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넥슨 게임들을 작품으로 체험하며 전시장의 끝을 향한 뒤 다시 뒤로 돌면, 이번에는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이어진다. 역사 표와 잡지 전시, 옛 게임 영상 등을 통해 국산 온라인게임 25년을 훑어볼 수 있다.

1994년 12월부터 2008년 6월까지 발간된 국내 온라인게임 잡지를 전시하는 도서관 형태의 작품. 사진=노재웅 기자
로그인이 있으면 로그아웃도 존재한다. 20여분에 걸쳐 관람을 마치면 로그아웃을 하고 퇴장해야 한다. 지하철 안내 방송, 뉴스 앵커 목소리 등과 같은 현실 세계의 사운드를 통해 관람객들이 가상 공간의 게임 속 하루를 마치고 현실의 공간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나타냈다.

관람객은 퇴장할 때 그동안 자신이 즐겨온 넥슨 게임 활동 이력을 영수증 형태로 뽑아서 가져갈 수 있다. 잊고 있던 게임을 영수증에서 확인하면서, ‘내가 이때 이 게임에 빠져있었지’하고 과거를 추억할 수도 있다. 앞서 사전관람을 체험한 한 이용자는 1.5미터에 이르는 방대한 영수증을 출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넥슨컴퓨터박물관의 최윤아 관장은 “현대미술 전시회도 처음 보러가면 ‘이게 무슨 뜻이야?’, ‘너무 어렵다’라고 반응한다”며 “그러면서 하나하나 설명을 듣고 체험하면서 미술관 속 작품을 이해해나가듯이, 온라인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곳을 통해 게임을 알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 관장은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배경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에는 거리를 뒀다. 그는 “게임은 문화예술이다 혹은 게임중독은 질병이 아니다라는 식의 주장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시회는 아니다”라면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재해석을 하길 바라며, 이를 통해 게임을 두고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담론화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 관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을 게임하다’ 전시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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