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애호가' 워런 버핏이 신문 사업부 매각한 이유는

1억4000만달러에 신문사업부 전부 매각
인력 감축 등 노력에도 수익성 악화 지속
  • 등록 2020-01-30 오후 1:45:55

    수정 2020-01-30 오후 1:45:55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신문 사업부를 매각한다. ‘신문 애호가’로 알려진 버핏의 이같은 움직임은 신문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를 더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1억4000만달러(한화 약 1655억원)에 버팔로 뉴스를 포함한 신문 사업부를 리 엔터프라이즈에 매각하기로 했다. 리 엔터는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 등 50개 신문사를 운영 중인 미디어 그룹으로, 지난 2018년부터 버크셔의 신문 사업을 공동 관리해왔다. 매각 절차는 오는 3월 중순쯤 모두 마무리될 전망이다.

버핏은 입장문을 통해 “매각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리 엔터프이즈가 신문 사업부의 위기를 관리할 적임자이기 때문에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크셔가 ‘평균 이하의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도, 최소한의 실적을 내고 좋은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한 웬만하면 매각하지 않는다’는 오너 매뉴얼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이같이 결정한 데는 지속적인 실적 악화가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매각 사실이 알려진 뒤 오마하 월드 헤럴드의 기자이자 노조 위원장인 토드 쿠퍼는 “버핏이 자신의 출신지역 신문까지 매각하는 것을 보고 충격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버핏은 신문산업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버크셔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소속 신문사의 고용 인원은 2017년 4337명에서 2018년 3685명으로 축소됐다. 버크셔가 보유한 31개 신문사 매출액은 2019년 기준 3억7340억달러(한화 약 4412억원), 순이익은 1490만달러(한화 약 176억원) 정도다.

미국 미디어 업계는 리 엔터가 해당 사업부 인수 이후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리 엔터가 운영하는 신문사는 총 81곳으로 늘어난다. 리 엔터는 “2000만~2500만달러 규모의 적립금을 찾아냈다”며 수익 창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인력 감축과 노사 갈등 우려가 제기된다.

WSJ는 버크셔의 이번 매각 결정이 디지털 시대의 전국지와 지역지간 격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전국지는 종이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에 성공적으로 사업 모델을 창출했으나, 지역신문은 여전히 광고 수익 의존도가 높고 수익 구조를 혁신하지 못했다.
△ 워런 버핏이 소유한 버크셔 해서웨이가 13개 신문사를 전국적 미디어 그룹 리 엔터프라이즈에 매각했다. 신문산업의 쇠퇴와 지역신문의 경쟁력 약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2010년 7월 2일, 버핏이 미국 뉴욕시 금융 위기 조사 위원회에 참석해 진술하는 모습. [사진제공=AFP]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