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치 내분에 '세계 최강' 모사드 뚫렸다

이스라엘 극우 연정 맞선 반정부 시위 연일 이어져
정보기관 인사들마저 정부에 반기…첩보 구멍 뚫려
  • 등록 2023-10-10 오후 3:26:07

    수정 2023-10-10 오후 3:26:07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매일매일 시위에요. 이랬던 적이 있었나 싶어요.”

미국 뉴저지주 북부의 유대인(jewish) 마을에 사는 유대계 미국인 T씨는 회사 업무차 이스라엘을 자주 오간다. 그는 미국에 사는 유대계 미국인 청소년들을 이스라엘의 창업자들과 연결해주는 일을 한다. 이른바 재미 이스라엘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런 그가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했다가 깜짝 놀란 것은 시내에서 시위가 밥 먹듯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이 사법부 권한 축소를 겨냥한 ‘사법 정비’ 입법을 강행하면서 사회 대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T씨는 “세 딸을 데리고 시위가 열릴 때마다 참석했다”며 “민주주의의 미래가 걸린 중대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AFP 제공)


세계 최강 정보기관이라는 이스라엘 모사드가 이번 팔레스타인의 기습 공격을 알아채지 못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로 이스라엘 사회의 내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극우 정당과 연정한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 무력화 등에 격렬히 반대해 왔다”며 “이런 불화가 첩보의 구멍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행정부와 정보기관이 대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지속하면서 정보 교류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다. 이번 시위 과정에서 해외 첩보를 담당하는 모사드 외에 국내 첩보를 맡는 신베트, 군 당국, 경찰 당국의 고위 인사들이 대거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하마스가 기습 공격 시기를 정할 때 이스라엘 내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희수 한양대 명예교수는 “하마스 입장에서는 이스라엘의 내부 혼란이 커지는 지금이 매우 좋을 기회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스라엘 극우 연정은 밖으로는 유대인 정착촌 확대에 나서면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갈등을 키웠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등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요구해 왔지만, 극우 연정은 이를 무시하며 정착촌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이것이 하마스를 극도로 자극한 셈이다.

모사드가 자랑하는 디지털 첩보를 깨는 방법을 하마스가 터득했다는 관측 역시 있다. BBC는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수천발의 로켓이 날아오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는 건 솔직히 놀라운 일”이라며 “이스라엘과 가자지수 사이에는 지상의 국경 철책을 따라 카메라와 탐지기, 육군 순찰대가 있고 철조망 위에는 ‘스마트 장벽’이 설치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하마스 무장 세력은 철조망에 구멍을 내거나 바다를 통해 이스라엘로 들어오는 방식을 택했다”고 했다.

AP통신은 아울러 “하마스는 민감한 대화는 통신 신호가 잡히지 않는 지하에서 수행한다는 식으로 디지털 첩보 수단을 무력화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석에도 모사드가 뚫린데 대한 이스라엘 내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건은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가장 큰 실패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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