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월세 내는 2030…대출이자 부담에 '잠이 안온다'

변동금리형 전세자금대출 잔액 151.5조원, 전체 93.5%
20~30대 청년층이 전체 차주의 61.6%…금액 기준도 55.6%
기준금리 인상에 청년층 이자 부담↑…길어지는 '잠 못 드는 밤'
안심전환대출 대상서 제외…野 "전세자금 고정금리 전환 서둘러야"
  • 등록 2022-10-12 오후 4:12:48

    수정 2022-10-12 오후 4:12:48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전세자금 대출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세자금 대출 차주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이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데다 20~30대 청년층이 차주의 다수를 차지해 자칫 가계대출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로 인상한 1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의 변동금리형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1조5000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를 차지했다. 금리 인상기 이자 부담에서 자유로운 고정금리형은 6.5%에 불과했다.

특히 전세대출의 연령별 차주 구성을 보면 절반 이상을 20~30대 청년층이 차지했다. 6월 말 기준 20대 차주 수는 30만6013명(22.2%), 30대 차주 수는 54만2014명(39.4%)으로, 20∼30대 차주가 전체의 61.6%다. 대출 금액 기준으로도 20~30대 전세대출 잔액은 93조9958억원으로 전체의 55.6%를 기록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의 변동금리형 전세대출이 향후 가계대출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20~30대 청년층들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2년 단위로 짧아 은행에서는 당장 고정금리보다 낮은 변동금리를 권유해 왔다”며 “올해는 이례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일선 현장에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점과 특징을 고객들에게 명확히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통위의 이 같은 조치로 대출금리 산정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신규 코픽스가 9년 7개월 만에 최고인 2.96%를 기록한 가운데 오는 17일 공시될 9월 코픽스는 3% 돌파가 거의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이달 초 금리 상단이 7%를 돌파하기도 했던 전세대출 금리는 향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세대출은 고금리 변동·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해 주는 안심전환대출 대상에도 제외되는 등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전세자금대출 보증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4억원으로 상향하고, 주택도시기금의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연말까지 동결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기존 차주들의 구제 측면에선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금융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30세대의 전세 대출만 100조원 규모다”며 “신혼부부와 청년층 등이 대상이니 만큼, 금융 취약계층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아 부실화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자금 변동금리대출의 고정금리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며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목표액 10%에 그쳤는데, 대폭 확대 등을 비롯해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취약 차주에 대한 대응은 필요하다”며 “다만 전세대출의 경우 일괄적으로 지원해 주기는 어렵고 만약 지원한다면 소득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는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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