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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장중머우는 “이제 미국은 옛날같은 (반도체가 강한) 나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고도 단언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점유율 42%를 자랑한 미국이지만, 생산 비용이 너무 커진 탓에 보조금을 투입해 미국에서 생산을 늘려봤자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다.
미국 정부와 인텔이 TSMC에 대한 견제 수위를 한층 높인 데 따른 불만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6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약 520억달러(약 60조8400억원) 보조금을 활용해 해외 기업을 유치하고 미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미국 혁신 경쟁법’을 검토 중이다. 상원에선 가결됐지만 하원 통과는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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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들간 단순한 신경전으로 보기에는 사정이 간단하지 않다. TSMC는 “미국 내 공장을 세우면 보조금을 주겠다”는 미국 정부의 약속을 믿고 이미 애리조나주에 신공장 건설 착공한 상태라서다.
미 하원에서 아직 보조금 지급 법안이 통과도 안 된 가운데, 이대로라면 기술만 뺏기고 보조금은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장중머우가 미국을 작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장중머우는 “520억달러가 아니라 1000억달러 넘게 들여도 미국에서 공급망을 정비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겔싱어 CEO는 최근 한국과 대만에 반도체 생산을 의존하는 것에 대해 위기감을 토로해왔다. 지난 18일 그는 “만약 세계가 한 곳에 의존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치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다”고 우려했는데, 현재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과 북한 리스크가 상존하는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겔싱어 CEO는 또 미 정부가 약속한 520억달러 보조금도 턱없이 모자라다며 하원에 신속한 통과와 지원금 증액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