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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미국의 부진한 경기 지표에 오히려 시장이 기대감을 갖는 이상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유동성 장세’를 예상하는 것이다. 서울외환시장과 채권시장도 간만의 호조를 나타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9.20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19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월 14일(-9.50원) 이후 최대 폭 하락한 것이다. 그만큼 원화 강세 압력이 거셌다.
원화와 채권 가격이 급격한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 연준이 달러화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 지표가 연달아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부상한 것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 뒤 발표된 서비스업 PMI도 3년여 만에 가장 낮았고, 미국의 9월 민간부문 고용도 13만5000명 늘어나며 한 달 전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서울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미국 연준의 동향을 주시할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미국 연준의 동향을 대폭 참고하며 등락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한 딜러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울채권시장 분위기도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며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본회의 등을 주시하면서 금리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