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장애는 ‘유령’같은 존재…포비아 소환 지양해야”

21일 문화연대 게임 학술세미나 개최
문화·법적 시선으로 게임이용장애 접근
  • 등록 2019-08-21 오후 5:03:18

    수정 2019-08-21 오후 5:03:18

이종임 문화연대 집행위원(서울과학기술대학교 강사)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엔스페이스에서 열린 ‘문화의 시선으로 게임을 논하다’ 학술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노재웅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게임이용장애는 ‘유령’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유령처럼 현대사회에 게임 포비아(공포증)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이후 본격화된 게임중독 프레임의 원인으로 게임이 가진 ‘불확실성’과 ‘비생산성’에 대한 반발 심리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술과 불확실성이 만난 게임..두려움으로”

이종임 문화연대 집행위원(서울과학기술대학교 강사)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엔스페이스에서 열린 ‘문화의 시선으로 게임을 논하다’ 학술세미나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게임은 노동력을 좀 먹는 비생산적 활동이라는 부정적인 인식과 규정 아래 존재하게 됐다”면서 “여기에 끝이 없는, 즉 불확실성이 가득한 게임이 AI(인공지능)·VR(가상현실) 등 최신 기술과 만나면서 기성세대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이날 학술세미나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와 관련해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와 문화연대가 개최한 행사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 위원은 게임이 왜 문제적 대상이 됐는지에 초점을 맞춰 접근했다.

이 위원은 “최근 여러 유명 예능프로그램에서 PC방을 체험하는 다수의 연예인들이 무인자판기를 이용하거나 컴퓨터를 켜는 방법조차 모르는 장면들이 방영됐다”며 “게임을 하는 대표적 공간인 PC방은 세대 간의 차이와 기술을 구현하는 생활양식에 대한 정보가 없음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다. 예측 불가능한 불안감이 현재의 중독 프레임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러한 형태의 포비아(공포증) 현상은 과거에 만화와 영화, 대중음악 등 문화 콘텐츠들이 청소년 유해매체로 규정됐던 역사를 통해서도 반복된 바 있다.

이 위원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미디어는 그 문제의 원인으로 대세인 문화 콘텐츠를 소환해왔다”며 “이제는 중독 이슈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게임의 역사와 이용자, 새로운 플랫폼 및 기술 등을 총망라해 산업과 놀이문화로서의 게임에 대한 복합적인 논의와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종현 국민대 법과대학 부교수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엔스페이스에서 열린 ‘문화의 시선으로 게임을 논하다’ 학술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노재웅 기자
“게임이용장애 의료화, 법적 검토 반드시 필요“

이날 세미나에서는 헌법규범의 관점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의 문제점도 지목됐다.

박종현 국민대 법과대학 부교수는 “우리나라는 헌법상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한다’, ‘누구든지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는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등 여러 규범을 통해 문화국가원리(문화민주주의)를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문화국가원리 원칙 아래 국가는 문화로서의 게임 영역에 원칙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

그는 “특히 질병코드의 결정적인 문제는 국가가 문화에 대한 특정 시선(하위문화로서 게임)을 특정한다는 것”이라며 “질병코드 등재 이후로는 셧다운제나 최근 폐지된 결제한도 등 우회 규제를 통한 게임문화 억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WHO나 의학계에서 말하는 게임이용장애의 개념은 두루뭉술한 표현뿐”이라면서 “정책·규범학 입장에서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할 가능성이 농후한 질병코드 이슈는 반드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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