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장'에 거센 항의..마스크 사러 우체국 가봤더니

`1인당 1장` 제한…이마저도 못하고 100여명 발길 돌려
"이렇게 사람 몰릴 줄 예상못해"…마스크 공급대책 거센 비판
거센 항의속 고성 오가…“다음주 월요일도 혼잡 예상”
  • 등록 2020-02-28 오후 4:05:58

    수정 2020-02-28 오후 4:05:58

28일 오후 김포 고촌우체국 앞에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사진=이후섭 기자)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마스크 더 없어요?” “빗속에서 한 시간 가까이 서 있었는데 그냥 빈손으로 돌아가라는 게 말이 됩니까?”

전국 읍·면 단위 우체국에서 28일 오후부터 55만장의 마스크가 1당장 800원의 값싼 가격으로 판매됐지만, 판매현장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판매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부족한 물량 탓에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국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1인당 1장` 제한…이마저도 못하고 100여명 발길 돌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날 오후 김포 고촌우체국 앞.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알린 오후 2시를 20여분 앞두고 이미 100여명의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고령의 어르신부터 시작해 아이 손을 잡고 나온 주부까지 길게 늘어선 줄이 주변 인도를 점령할 정도였다. 가족이나 친지에게 전화해 빨리 우체국으로 나오라고 재촉하는 통화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주변 상가에 있던 사람들도 뛰쳐나와 대기 행렬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러나 잠시 후 우체국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통해 `마스크가 이미 다 떨어졌다`, `1인당 1장씩 밖에 팔지 않는다`는 소리가 들리면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줄을 서던 한 시민은 “고작 1장 사려고 30분 넘게 줄을 서야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리며 발길을 돌렸다.

또 다른 시민도 “어제 우체국에 찾아갔는데 안 판다고 해서 오늘 아침에 나왔다가 다시 오후에 나온 건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몰릴 줄 몰랐다”며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전날 오후 5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한 대구·청도지역의 우체국에는 900~2100장씩이 배분됐으나, 이날 오후부터 판매한 경기·충청·전라·경상·강원 지역의 우체국에는 350장씩의 마스크가 뿌려졌다. 준비한 물량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전부터 몰리자 고촌우체국은 궁여지책으로 당초 1인당 5장씩 제한했던 것을 1인당 1장으로 줄인 것이다.

고촌우체국 직원은 “오후 2시 이전부터 사람들이 너무 몰려 그보다 좀 더 빨리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릴 줄 몰랐다”고 당황해했다. 구매 제한을 1장으로 줄였지만, 2시 20분쯤이 되자 준비했던 물량이 모두 동나버렸다. 결국 줄을 서고 있던 100여명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사지 못하채 돌아가야만 했다.

이모씨(39)는 “2시부터 마스크를 판다고 해서 좀 여유있게 나왔는데도 살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전부터 나올걸 그랬다”며 “정부가 마스크 관련해서 내놓는 대책들 중에 제대로 지켜지는게 하나도 없는거 같다”고 지적했다.

28일 오후 김포 고촌우체국에 `오늘 마스크 없습니다. 월요일 선착순 판매합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이후섭 기자)


거센 항의속 고성 오가…“다음주 월요일도 혼잡 예상”

안성의 공도 우체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오전 11시 이전부터 줄을 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후에 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은 헛걸음을 했다. 이미 준비한 물량분인 70명에게만 선착순으로 판매하면서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이 1인당 구매량을 줄여 다른 사람들도 사게 해달라고 항의하는 와중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공도에 사는 변모씨(41)는 “오후 1시 30분쯤 우체국에 왔는데 이미 70명이 차 있어서 마스크를 살 수 없었다”며 “빗속에서 애들도 데리고 나온 주부들도 보였는데, 50여명이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만 했다”고 말했다

용인 모현우체국에는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판매시간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한 어르신을 포함해 몇명의 시민들이 찾아와 마스크를 찾기도 했다. 우체국 직원들은 오후 2시부터 선착순으로 판매한다고 써붙인 안내문을 가리키며 이들을 돌려보냈다.

김모씨(37)는 “출근길에 마스크를 사려고 들렀더니 오후 2시부터 판매한다고 해 허탈했다”며 “판매 시간도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고, 저 같은 직장인은 일하는 중간에 나와서 살 수도 없는데 어떡하란 말이냐”고 불만을 표했다.

주말에는 우체국이 운영되지 않는 만큼 다음주 월요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촌우체국 직원은 “추가적으로 도착하는 마스크 물량을 확인해야겠지만, 월요일에도 1인당 1장씩 제한해서 판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28일 오후 안성 공도우체국에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선착순 70명에게만 마스크를 판매해 많으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사진=독자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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