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코인 폭망에 고금리·고물가…2030 영끌족 ‘곡소리’

물가·금리 상승…월급 통장 ‘텅텅’
“대출 이자 상환 버거워…허리띠 졸라매”
  • 등록 2022-06-20 오후 5:46:49

    수정 2022-06-20 오후 5:46:49

[이데일리 이용성 조민정 기자] 지난해 주식·코인 시장이 활황이던 때에 주변 사람들에게서 투자 성공 소식을 들은 A(31)씨는 3000만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뚫었다. 부동산시장 폭등까지 이어져 젊은층에 ‘벼락거지’란 자조가 퍼지던 때였다. ‘벼락거지’를 탈출하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총알’을 마련해 뛰어들었지만 최근 주식과 코인이 폭락하면서 자산이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최근엔 금리까지 높아져 A씨는 월급날마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대출 이자를 갚는다. ‘물타기’를 고민하면서 추가 대출을 알아보니 예상 이자율이 5.75%에 달했다. A씨는 “물가도 올라서 돈 나갈 데는 많은데 폭락한 주식과 코인을 다 팔아치울 수도 없어 밤잠이 안온다”고 했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금리가 오르면서 무리하게 투자했던 ‘빚투족’(빚내서 투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2030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수익이 적은 데다 오르는 대출 금리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 자산 규모도 적어, 타격이 더 크다고 토로한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면서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준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같이 뛴다. 이에 물가까지 급등하면서 2030세대 ‘빚투족’이 체감하는 고통은 커지고 있다.

이자 부담이 커진 2030세대 빚투족들은 수익의 적지 않은 돈을 대출 원금 또는 이자를 갚는 데 쓰고 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작년에 주택담보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 서울 외곽에 집을 장만하고, 나머지는 주식 투자를 했다”며 “변동 금리로 대출을 받았는데 최근 금리가 올라서 부담이 너무 크다”고 했다. 김씨는 “(집과 주식에) 목돈은 묶여 있는데, 이자만 불어나면서 월급이 들어와도 통장만 스치는 수준”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정지출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현 상황을 버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이모(30)씨는 “물가도 올라 장 보러 가기도 무서워 강제 다이어트를 하는 상황”이라며 “꼭 필요한 생필품이 아니면 최대한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1억 원가까이 대출을 받았다던 조모(29)씨도 “일단 배달음식을 시키거나 외식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며 “운동을 좋아하는데 취미생활도 줄이고 웬만하면 집에 있으려고 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2030 ‘빚투족’들의 처절한 분투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에는 대출금리 상단이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전문가도 뾰족한 출구전략이 없다고 말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경기침체의 초입 단계로 보이고 있고, 경기 변동성도 너무 크기 때문에 더는 빚을 내서는 안 되고, 상환할 수 있는 부분은 빨리 상환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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