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감사 선임 논란..'관피아' 안된다더니 '정피아'?

정치권 관계 깊은 권영상 변호사 선임
금융권 이력 전무..전문성 논란도
  • 등록 2014-07-23 오후 6:14:19

    수정 2014-07-23 오후 6:14:19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한국거래소 감사에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출신인 권영상 변호사가 선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떠난 자리에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무분별하게 공공기관 요직을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래소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상임감사위원에 권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거래소 감사위원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 맡아왔던 자리다. 정부가 관피아 척결을 내세우면서 이번 상임감사위원 모집에는 17명이라는 사상 최다 응모자가 몰렸다. 나름 공정한 선임을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낙점받은 인물은 금융업과 관계가 전혀 없는 정치권 인사로, 이번에는 관피아가 아닌 정피아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권 변호사의 이력이다. 권 변호사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경남도당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2004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출마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2007년 대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남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2008년 총선에서는 경남 창원에서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나섰다. 끊임없이 한나라당과 인연을 맺으며 정치권을 맴돌았던 셈이다.

전문성 여부에서도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권 변호사는 대학교 시절부터 대학원 석사와 박사에 이르기까지 전공이 법학일 뿐만 아니라, 대부분 경력도 금융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정피아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권 변호사가 거래소 상임감사위원이라는 자리에 적임자인지만 놓고 따져보아도 쉽게 수긍하기 힘든 이유중 하나다.

권 변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면서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와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긴급성명을 내고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한국거래소 상임감사에 거래소 업무는 물론 감사업무와도 전혀 상관없이 정치권 주위를 기웃거리던 인사가 내정됐다”면서 “한국거래소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며, 부산에 있어서도 부산 금융중심지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중추기관으로 한낱 퇴직관료, 퇴물 정치인의 노후 보장용 자리로 활용될 기관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거래소 내부에서는 권 변호사에 대해 당장 판단은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기본적으로 민, 관, 정 구분없이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아직 도덕적인 부분에서 크게 흠이 발견된 것은 없는 만큼 당분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