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업황 호조는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시장조사기관인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올해 D램 시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428억7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상반기에만 211억2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했다. D램 시장 매출액이 4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PC 산업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1995년(408억 달러) 이후 19년 만이다.
이후 D램 제조업체 간의 ‘치킨게임’이 벌어지면서 매출이 급감해 2012년에는 264억 달러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업계 과당 경쟁이 잦아들고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과점 체제가 구축되면서 D램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은 데 이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바일용 D램 수요까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올해 1기가비트(Gb) 기준으로 환산한 세계 D램 출하량은 459억700만개로 지난해(368억3000만개)보다 25% 증가했다.
D램 시장의 활황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윤 동양증권 연구원은 “D램 수요 급증에 비해 공급 증가 속도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PC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올 하반기부터 3기가바이트(GB) D램이 탑재되는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모바일용 D램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D램 시장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세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보다 앞서 20나노 초반급 D램 양산에 돌입하는 등 기술력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허 소송전으로 관계가 소원해졌던 애플과의 거래가 재개되면서 매출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6에 탑재될 모바일용 D램을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1조2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PC용 D램 비중이 높은 데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대한 공급 물량이 증가하는 등 새로운 거래선 확보에도 성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실적이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반도체 사업 쪽이 힘을 내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D램은 두 회사의 주력 제품인 만큼 업황 호조에 따른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