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개포주공1, 증액공사비 2200억 줄였다

개포주공1단지 조합, 최근 부동산원 공사비검증
7000억 가까운 증액 요청에 “5000억 감액” 의견 받아
조합·시공사 협상 후 2000억 감액…“정반합의 결과”
공사비검증 사업장 늘어…“품질 저하돼선 안돼”
  • 등록 2021-07-01 오후 3:24:14

    수정 2021-07-01 오후 9:07:27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로 변모할 서울 강남 개포주공1단지의 재건축조합이 최근 시공사인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과 공사비를 2조1482억원으로 늘려 재계약했다. 시공사들은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최초 계약한 공사비에서 7000억원 가까이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공사비 검증을 거치면서 4000억원 정도만 증액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원가 상승 등으로 시공사인 건설사들의 공사비 증액 요구 사례가 늘어 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이 검증을 통해 이를 조정하고 있어 시공사들이 울상이다.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현장(사진=연합뉴스)
1일 정비업계와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실 등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 조합은 올해 초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신청했다. 시공사가 2017년 최초 계약 이후 4년여 동안의 물가상승분 4245억원과 마감재 고급화 및 금융비용 700여억원 등 7000여억원 증액을 지난해 10월 요구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제도’ 시행에 따라 2019년 10월부터는 조합원 20% 이상이 검증을 요구하거나 서울에서 공사 계약금 대비 5% 이상 상승(지방은 10% 이상)한 경우 공사비 전체나 증액분을 부동산원 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의무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이에 부동산원은 조합이 검증을 요구한 금액 6467억원 중 4918억원은 삭감해야 한단 의견서를 조합과 시공사에 전달했다. 다만 부동산원의 의견은 ‘권고’일 뿐 강제는 아니다. 이에 따라 검증결과서를 토대로 조합과 시공사가 협상을 벌여 최종적으로는 2246억원을 줄인 4200억원 정도만 증액키로 합의했다. 배인연 개포주공1단지조합장은 “100% 만족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지만 불요불급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고 했다.

공사비 검증은 건설사들의 ‘공사비 부풀리기’ 관행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여기에 공사의 속도를 올리는 효과도 있단 게 정비업계의 평가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에서 공사비를 늘려달라 요구하면 시공사와 조합이 지루한 샅바싸움을 벌이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외부 기관의 공사비 검증으로 조합에선 협상 카드를 갖게 되고 시공사는 요구액을 낮춰 합일점을 찾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 같다”고 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시공사로선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비용 문제에서 정반합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본다”며 “정비사업은 시간이 돈이니 얼른 마무리짓는 게 서로 편하다”고 했다.

공사비 검증대에 오르는 정비사업장들도 늘고 있다. 작년에만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 등 13곳이 검증을 받았다. 둔촌주공은 검증요청 금액 8670억원 중 5530억원을 삭감 권고 받는 등 13곳이 총 1조5678억원을 검증 요청해 1조1052억원을 삭감하란 의견을 받았다. 올해는 상반기 중 8곳에 대한 검증이 마무리됐고, 현재 4곳이 검증 진행 중이다. 민간 재건축·재개발이 속도를 낼수록 검증 대상은 늘 수밖에 없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검증 요청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은 물론 경기·인천, 대구, 부산 등 전국에서 고루 요청과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만 의원은 “정부 기관과 조합, 건설사가 참여해서 합리적인 공사비 조정을 이뤄낸 건 좋은 사례”라며 “공사비 부풀리기 관행은 막되 공사비 삭감에 따른 아파트 품질 저하가 이뤄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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