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대중교통 운행 감축한다고 확진자 줄어드나"…뿔난 시민들

서울시, 대중교통 심야 시간 운영 20% 감축
“오히려 밤 10시에 사람들 몰려”…시민 반발
지난해 지하철 감축 운행, 확진자 수는 증가
전문가 “정부 취지는 이해, 다만 실효성은 의문”
  • 등록 2021-07-12 오후 4:29:12

    수정 2021-07-12 오후 4:29:12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배차를 늘려도 모자랄 판국이에요. 식당·카페 영업이 대부분 밤 10시에 끝나서 오히려 대중교통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데 무슨 소용인가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서울시가 지난 8일부터 정부 권고에 따라 대중교통 감축 운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오히려 심야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몰린다며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이미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철 운행을 감축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가 지하철 감축 운행을 실시한 첫날인 9일 오후 11시쯤 2호선 강남역에서 승객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
“밤 10시에 사람들 몰려”…대중교통 감축 운행에 시민 불만 폭주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과 관련, “봉쇄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강도 조치로,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강도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서울시는 버스는 지난 8일부터, 지하철은 9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운행을 20% 감축하기로 7일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대중교통만 보면 운행을 감축한다고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줄어들지는 않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미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에 따라 지하철 운행을 최대 30%까지 감축했다. 이후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하면서 야간 이용객과 혼잡도가 증가하자 올해 4월 1일부터 야간 감축운행을 해제했다.

그러나 실제 운행 감축 시행 한 달 간 일일 확진자수 추이를 살펴 보면 별 효과가 없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는 지하철 감축 운행을 시작한 작년 11월 24일 전에는 약 100명대를 유지했지만, 12월에는 평균 확진자 수가 약 596명으로 전혀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작년 12월 중순 이후로는 확진자 수가 500명대 미만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사람들의 야간 통행량을 제한해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줄여보겠다는 조치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중교통 운영을 줄여 최소한의 이동만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늦은 시간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매일 오후 10시에 퇴근한다는 서비스직 종사자 김모(29)씨는 “밤 10시에 퇴근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감축 운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할 뿐”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감축 운행을 실시했던 지난 3월과 해제 이후인 4·5월까지 승하차객이 약 450만~480만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홍모(31)씨는 “버스나 지하철 감축 운행한 이후에 오히려 집에 늦게 도착했다”면서 “오히려 지하철이나 버스 운행 대수를 늘리고 배차 간격도 짧게 해서 서로 찝찝하지 않도록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서울시내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감축 운행 관련 안내 문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 “정부 취지는 이해”…효과·실효성엔 ‘갸우뚱’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미 작년에 한 차례 시행됐던 감축 운행처럼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 국민 약 30%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상황에서 야외 활동에 대한 기대감으로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며 감축 운행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드러난 것이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시민들에게 불가피한 이동 외에는 최대한 바깥 활동을 자제해달라는 의도였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줄이지 않는다면 이번 감축 운행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실제적인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운행을 감축하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 시기(2020년 12월 7일~2021년 2월 14일)에는 오후 10~11시 기준 혼잡도가 37.1%인 것에 비해, 2단계(2021년 2월 15일~3월 22일) 때 78.2%로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이후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방역에 느슨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해야 대중교통 이용객이 줄어든다”며 “이러한 선제조건 없이 감축 운행을 하면 오히려 대중교통 내부 밀도가 높아져 확진자가 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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