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진다" 정부 경고 안 통한다…생애최초 비중 역대 최고

생애최초 등기 2019년 상반기 29%→올 상반기 38.4%
서울아파트값 상반기 1억원 올라..'패닉바잉' 이어져
전세대란, 정부 혜택강화..생애최초 구매 증가 전망
  • 등록 2021-07-08 오후 4:19:45

    수정 2021-07-08 오후 9:12:43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오는 9월 전세 만기를 앞둔 서울에 사는 30대 A씨는 난생 처음으로 아파트를 샀다. 월세와 전세를 전전하며 돈을 모았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집값을 보며 지금이라도 집을 사지 않으면 평생 집을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A씨는 그동안 모은 자금에 부모님의 도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합쳐 은평구에 있는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7억 5600만원에 매매했다. 집값이 이미 많이 올랐고 대출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내 집을 마련했다는 안도감이 더 크다.

평생 집을 사본 적 없던 사람들이 ‘내 집 마련’에 뛰어들고 있다. 올 상반기 서울 부동산 매매자 10명 중 4명이 처음으로 부동산을 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규제와 공급대책에도 잡히지 않는 집값에 전셋값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불안감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2~3년내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최근 영끌한 2030세대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대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사진=연합뉴스)


‘지금 아니면 집 못산다’ 불안심리 확산

8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매매 등기 중 생애 최초 구입자 비중은 집값 상승 추세와 함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9년 상반기 29.0%였던 생애 최초 부동산 구입자는 2년 만인 2021년 상반기 38.4%까지 치솟았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내 집 마련에 가장 적극적인 연령대는 30~40대다. 서울 주택매매의 30~40대 거래 비중은 지난해 12월 57.2%로 관련 통계 이래 최고를 기록했고, 이후 1월 55.7%, 2월 52.6%, 3월 51.8%, 4월 49.8%로 나타났다. 생애 최초 비중도 높다. 전체 매매 등기 중 30~40대 생애 최초 매매 비중은 서울 기준 65.5%, 1월 66.7%, 2월 68.1%, 3월 66.4%, 4월 66.4%를 차지한다.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젊은 층 사이에선 ‘지금이 아니면 내 집 마련이 힘들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확산했고, 이는 ‘영끌’을 통해 아파트를 사들이는 패닉바잉(공황매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상반기에만 평균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6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4283만원으로, 작년 12월(10억 4299만원) 보다 약 10%나 뛰었다.

“중저가·재건축 중심 외곽지역 강세 이어질 것”

내집 마련에 뛰어드는 생애 최초 구입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지속적인 공급사인을 보내고 있지만, 단기 입주물량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하반기 전세대란까지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다. 여기에 이달부터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요건 중 생애최초 구입자에 대한 연소득 조건이 1억원 이하로 완화되면서 고소득 맞벌이 수요도 가세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실수요가 주요 목적인 30~40대의 패닉바잉이 생애 최초 주택매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무주택 기간을 유지했던 사람들이 청약 등 혜택을 포기하고 주택을 매매한다는 것은 정부의 공급사인이 시장에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8.4대책, 3기 신도시 등 정부가 예고한 주택 공급은 단기간 시장에 유입되기 힘든 상황이며 전세매물이 잠긴데다 값도 크게 뛰어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고 있다”며 “30~40대 수요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보다 집값 상승분이 더욱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미래의 투자 가치까지 고려해 접근이 가능한 중저가의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외곽 지역 강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 연소득 합산 1억원 이하인 경우 대출요건을 조금 완화해주고, 연소득 합산 7000만원이 넘지 않을 경우엔 주택 가격에 따라 취득세를 감면해 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1억5000만원 이하 주택은 전액 면제, 수도둰 4억원 이하, 그 외 지역 3억원 이하 5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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