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이후 다시 점화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특히 주요 통화 가운데 달러 대비 엔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간밤 뉴욕장에서의 약세를 이어가 1달러당 124엔을 돌파한 후 장중 지난 2002년 12월5일 이후 최고치인 124.30엔까지 올랐다. 이후 서울외환시장에서 마감무렵 1달러당 123.80엔을 기록했다.
통상 원·엔 환율은 달러 기준 원화 가치와 달러 기준 엔화 가치를 비교해 산출한다. 따라서 달러 대비 엔화 약세 지속으로 달러 기준 원화 가치와 달러 기준 엔화 가치를 비교한 원·엔 환율도 계속 하락하면서 엔화 대비 원화가 강세(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외환은행 고시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전날보다 6.92원 떨어진 100엔당 893.29원에 거래됐다.
그 여파로 엔화 대비 원화 강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수출 부진이 계속되면서 흑자 규모 축소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원·엔 환율은 100엔당 800원대 후반에서 얼마간 머물다 결국 900원대 초반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부진으로 흑자 규모는 점차 축소되고 외국인 자금 흐름도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높아 달러 공급이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오히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중국 경제 펀더멘탈 회복 지연 등이 원화의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엔저 가속화는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당분간은 엔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일본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일본기업과 경합하는 우리 산업 입장에서는 엔저의 장기화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