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춥고 앉을 곳 없고"…갈 곳 없어 헤매는 시민들

올 겨울 최강 한파에 카페도 막혀
"시간 붕 떴는데 갈 곳 없어"
출입금지 된 지하철 역사 내 벤치에 앉기도
  • 등록 2020-12-15 오후 3:54:39

    수정 2020-12-15 오후 10:02:06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방역지침 강화로 부득이하게 외출한 사람들이 갈 곳을 잃었다. 평소라면 카페 등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던 이들이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조치로 지하철 역사 등으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 발효된 15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인근 벤치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방역 당국이 거리두기를 격상함에 따라 지난달 24일부터 대부분 실내 시설 이용이 불가능하다. 그러자 불가피한 일로 외출을 감행한 사람들은 추운 날씨에 몸 녹일 곳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맹추위가 몰려온 15일에도 이러한 모습은 곳곳에서 목격됐다. 서울 송파구의 한 광역 버스 승강장 인근 벤치에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커피를 테이크 아웃해서 앉아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상경하는 어머니를 마중 나왔다던 송모(23)씨는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이 붕 떴다”며 “근처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여기 앉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휴대전화를 하고 있던 직장인 A(26)씨는 “밖은 춥고 다리도 아파 잠시 앉아 있을 곳이 필요했다”며 “배도 안 고픈데, 혼자 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켜서 앉아 있기도 애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페나 이런 곳이 다 막히니 시간이 중간에 빌 때 잠시 머물 곳이 없어서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벤치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하여 사용을 금지합니다. 착석 금지’ 안내가 붙어있지만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지하철 역사도 잠시 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 중 하나다.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안에 있는 벤치는 집합금지 조치로 출입 금지선이 설치돼 있지만,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정도 머물다가 자리를 옮겼다.

이를 본 직장인 김모(31)씨는 “앉지 말라고 막아놨는데도 이를 무시하는 것에 대해선 눈살이 찌푸려진다”면서도 “갈 데는 없고, 밖은 추운 상황에서 마냥 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갈 곳 잃은 시민들’이 길거리에 머무는 시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이 방역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줄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880명을 기록하는 등 ‘3차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인 14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한 이래 최고의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거리두기에 대한 실천과 방역 조치로서 역학조사, 접촉자 관리 등을 통해 ‘n차 전파’를 차단할 경우에는 예측치보다 훨씬 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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