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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컬링로봇 ‘컬리(Curly)’가 던진 스톤이 앞을 막고 있던 상대팀의 스톤 3개를 유유히 피해 하우스 중앙에 안착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나왔다.
8일 오후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센터에서는 세계최초 AI 컬링로봇 컬리와 춘천기계공고 컬링팀과의 경기가 열렸다. 인간과 AI 로봇의 세계 최초 컬링대결인 셈이다.
컬리는 지난해 4월부터 고려대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8개 대학과 산업체 연구진 60여명이 개발한 AI 컬링로봇이다.
컬리는 머리 부분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경기 상황을 인식한 뒤 투구 전략을 스스로 세운다. 머리에는 스톤 투구 전략을 짜는 AI 소프트웨어(SW)인 ‘컬브레인’(CurlBrain)이 탑재돼 있다.
컬브레인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컬링경기 기보 1321개 학습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열린 세계 컬링 프로그램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춘천기계공고팀과의 사전 시연(1엔드 진행)에서는 1-0으로 이긴 컬리는 오후 본 경기(2엔드 진행)에서 다양한 샷을 선보이며 분전했지만 0-3으로 패했다.
이재문 춘천기계공고팀 감독은 “컬리가 단순한 전략만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공격·방어 모두 잘 해서 생각보다 무척 놀랐다”며 “상용화 된다면 컬링연습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올해 연말까지는 스위핑(빙판을 빗자루로 닦는 것)을 하는 AI 로봇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는 “1차적으로는 컬링을 잘하는 AI 기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동하는 환경을 분석하고 이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로봇 기술 등은 컬링 외에도 핵심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