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비웃는 코로나 2차 팬데믹 공포에…美·유럽 증시 '와르르'

2차 팬데믹 공포에 떠는 국제금융시장
핼러윈·추수감사절·성탄절 줄줄이 이어져
"미국 확진자 신기록, 수주간 반복할 것"
다우지수, 최근 11거래일 중 7거래일 하락
국제유가 40달러 아래로…"원유 수요 급감"
유럽은 더 심각…잇단 봉쇄에 증시 폭락
  • 등록 2020-10-27 오후 3:17:18

    수정 2020-10-27 오후 9:50: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핼러윈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방성훈 김보겸 기자] 미국의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인 핼러윈은 매년 10월31일이다. 핼러윈 전날 유령 복장을 하고 동네의 집들을 누비며 사탕, 초콜릿 등을 얻는 행사를 열곤 한다. 그런데 올해 분위기는 달라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탓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6일 기준 뉴저지주의 신규 감염자는 1641명에 달한다. 인근 뉴욕주(1416명), 코네티컷주(2047명) 역시 상황이 심각하다.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헬레나(40)씨 초등학생 아들의 핼러윈 준비로 걱정이 많다. 헬레나씨가 거주하는 동네는 핼러윈 때 과자를 주고받는 놀이(trick or treat)를 어떻게 할지 고심하고 있다.

그는 “남의 집을 찾는 자체로 바이러스를 옮길 우려가 있는 데다 (유령 복장은) 얼굴을 가리는 만큼 경로 추적이 어려울 것 같다”며 “요즘 확진자가 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핼러윈뿐만 아니다.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11월 26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고, 또 한 달 후면 크리스마스(12월25일)가 있다. 특히 날이 추워질수록 외부활동은 줄고 감염 가능성이 높은 실내활동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코로나19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핼러윈·추수감사절·성탄절…커지는 재확산 우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2차 팬데믹이 현실로 다가왔다.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국제금융시장이다. 뉴욕 증시는 지난달 초에 이어 가장 큰 폭의 낙폭을 보였다.

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29% 하락한 2만7685.3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일(-2.78%)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다우 지수는 이번달 중순 이후 11거래일 중 7거래일간 하락 마감했다. 코로나19 공포가 조금씩 커지면서 상승 탄력이 한풀 꺾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6% 내린 3400.97에 마감했다. 한달여 전인 지난달 23일(-2.37%) 이후 가장 큰 폭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4% 떨어진 1만1358.94를 기록했다.

증시가 근래 숨죽이고 있는 건 2차 팬데믹 공포를 피부로 느끼고 있어서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미국에서 하루 평균 6만876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종전 최고치인 지난 7월 셋째주 6만7293명을 1000명 이상 웃돈다. 일일 감염자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23일과 24일 각각 8만1418명, 7만9812명의 신규 확진자가 니욌다. 미국 내 코로나19 첫 발병 사례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은 CNN에 “불행하게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의) 신기록 발표가 앞으로 수일, 수주 동안 반복될 것 같다”고 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우리는 지금 위험하고 급격한 전환점(tipping point)에 도달해 있다”고 했다. 본격 겨울철로 접어들기 전인 이번달부터 환자가 급증하는 게 예상보다 이르다는 우려도 있다. 실내 모임과 행사가 빈번한 겨울철 이후 하루 10만명 이상 또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2차 팬데믹 탓에 타격을 받은 곳은 항공주다. 이날 아메리칸항공은 전거래일 대비 6.35% 폭락한 주당 11.80달러에 마감했다. 유나이티드항공(-7.02%), 델타항공(-6.09%) 등도 큰 폭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서비스업체 BTIG의 줄리언 이매뉴얼 전략가는 “시장은 고조되는 대선 불확실성에 더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단기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점쳤다.

항공주 직격탄…“증시 당분간 약세 압력”

국제유가도 공포에 감염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2% 내린 38.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5일(38.28달러) 이후 가장 낮다. 팬데믹발(發) 셧다운이 가시화할 경우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한국 수입 비중이 가장 높은 두바이유는 배럴당 39.84달러를 기록했다. 이번달 5일(39.27달러) 이후 처음 40달러선이 무너졌다.

유럽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독일 빌트지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봉쇄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탓에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71% 폭락한 1만2177.18에 마감했다. 프랑스의 새 확진자는 5만2000명을 넘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90%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2.93% 내렸다.

투자심리가 쪼그라들자 초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몸값은 높아지고 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0.798%에 거래를 마쳤다. 전거래일(0.803%)와 비교해 0.005%포인트 내린(채권가격 상승) 것이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22일 0.848%까지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상인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한 식당 종사자가 야간통행 금지 시각을 앞두고 식당 문을 닫기 위해 의자를 옮기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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