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대인플레 ‘역대 최고’…"테이퍼링 서둘러야"

뉴욕 연은 1년 기대인플레 4.8% ‘사상 최고’
PEC 지수 등 물가 지표도 최고 수준 경신
지역 연은 총재들 잇따라 긴축 돌입 목소리
월가 전문가 “이미 늦었다” 실기론도 제기
  • 등록 2021-08-10 오후 4:37:38

    수정 2021-08-10 오후 4:37:38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김무연 기자] 미국 물가가 ‘역대급’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이 집계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집계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월가(街)에서는 연준이 테이퍼링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AFP)


기대인플레이션 역대 최고치…연준 “인플레이션 일시적”

9일(현지시간) 뉴욕 연은에 따르면 소비자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은 7월 4.8%로 전월과 같았다. 뉴욕 연은이 지난 2013년 기대인플레이션 집계를 내놓은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3.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연준 통화정책 목표치(2.0%)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물가뿐 아니라 임대료(9.8%), 의료비(9.5%)도 10% 가까이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미국 소비자들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식품, 가스, 주택, 교육 등의 가격을 향후 어떻게 흐를 것으로 보는지 반영한 자료다.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기대인플레이션뿐만 아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했다. 2008년 7월(4.1%) 이후 13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PCE 가격지수란 미국 전역에서 개인이 소비한 모든 물품의 평균 가격 인상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만큼 높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나오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주목도는 더 커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년 동월 대비 5.3%다. 월가 예상치는 2008년 7월(5.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주요 수뇌부는 꾸준히 “이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연준은 2%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치에 진전을 이룰 때까지 매달 1200억달러(약138조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통화정책을 유지한단 방침이다.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애틀란타 연은)


“조기 테이퍼링 필요” 한 목소리…때 놓쳤다는 실기론도

상황이 이렇자 일부 연은 총재들은 연준이 테이퍼링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만간 경제 지표가 연준이 설정한 테이퍼링 기준에 부합할 것이므로 그 시기에 맞춰 긴축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AP통신에 “9월께 고용 지표는 연준의 테이퍼링 기준에 충족할 것”이라며 “가을에 테이퍼링을 발표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채권 매입에 따른 유동성 확대가 더 이상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주택, 자동차 같은 금리에 민감한 상품의 가격을 높인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7월 비농업 일자리 수는 94만3000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84만5000명을 10만명 가까이 웃도는 등 고용 지표는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와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테이퍼링 기준치인 2%에 도달했다고 주장하면서 통화정책의 변화를 줘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CNBC에 따르면 이외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이 조기 테이퍼링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파월 의장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완화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이미 테이퍼링 시점을 놓쳤다는 ‘실기론’이 제기되고 했다. ‘채권 구루’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작했어야 한다고 본다”며 “이미 늦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은 스스로 소멸하겠지만 연준 예상보다는 훨씬 긴 시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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