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환자, 여름철 효과적인 운동법 따로 있어

  • 등록 2017-08-03 오후 5:00:29

    수정 2017-08-03 오후 5:00:2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서울 문정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 씨(41)는 40대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인 나잇살 관리에 나서기 위해 헬스클럽에 등록,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유산소운동으로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것과 하체근력을 키워주는 ‘스쿼트’ 등을 꾸준히 시행해왔다.

시간이 갈수록 다이어트 효과까지 느끼며 기분이 좋았지만 최근 딸로부터 “엄마, 운동 열심히 하더니 종아리 뒤에 핏줄이 장난 아니네”라는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들었다. 무릎 뒤를 만져보니 혈관이 꽤 굵은 듯해 병원을 찾았고, 하지정맥류로 진단받았다. 의사는 미처 몰랐던 하지정맥류 증상이 운동으로 심화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부의 판막이 손상돼 심장으로가는 혈액이 역류, 정맥이 늘어나면서 피부밖으로 돌출되는 현상이다. 잠복성으로 혈관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혈관이 튀어나오는 증상 이외에 다리에 피로감 및 중압감을 쉽게 느끼고, 취침시 근육경련이 자주나타나며, 다리부종이나 통증,저림 등이 발생한다.

김건우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원장은 “하지정맥류 환자는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을 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하체에 힘이 실리지않는 가벼운 운동을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달리기의 경우 혈관이 건강한 정상인은 운동 과정에서 일어나는 근수축 및 이완작용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지만, 정맥판막에 이상이 있는 하지정맥류 환자에겐 오히려 역류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정맥류 환자는 스쿼트 등 욕심내서 중량을 높이는 웨이트트레이닝도 피해야 한다. 스쿼트 운동은 하체 전반을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운동 시 가슴과 복부 내압이 증가해 하지정맥류 환자에게는 불리하다. 오히려 다리에 정맥혈이 고이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의사와 상담 후 운동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예 모든 운동을 끊어서도 안 된다. 하지정맥류 개선 및 예방의 기본은 적정체중 유지다. 다리가 받는 하중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게 혈액순환에 유리하다. 김 원장은 “운동을 아예 시행하지 않으면 종아리 근력이 약화돼 다른 부위에도 정맥류가 나타날 수 있어 적절한 운동을 시행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게 수영이다. 요즘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 권할 만하다. 물속에서 시행하는 수영은 다리에 중력이 작용하지 않아 하체에 미치는 하중이 적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적극적인 운동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반복적인 다리 움직임은 정맥혈 순환을 돕고 정맥벽을 강화시키며, 혈액이 멈추지 않고 흐를 수 있도록 돕는다.

여성들이 각선미를 만들기 위해 자주 시행하는 ‘하늘자전거’도 시도해볼 만하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후 다리를 공중으로 들어 마치 자전거 페달을 밟듯 굴러주는 운동이다. 허벅지와 종아리를 자극시켜 뭉친 다리 근육을 풀어주고 원활한 혈액순환을 도와 하지정맥류 악화 방지에 효과적이다. 요가 등 전신 스트레칭도 비슷한 맥락에서 유익한 운동이다.

가장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게 ‘걷기’다. 발목, 무릎, 허리 등 관절에 무리를 주는 달리기보다 부상 위험도 낮고 근육의 기능을 단련시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다리 부기를 가라앉히고 혈액이 정체되는 현상을 막아 다리가 무거운 느낌을 개선한다. 하지정맥류 환자가 적절한 운동을 시행하면 다리 무거움, 부종 등은 개선되지만 튀어나온 혈관 등 근본적인 문제는 치료되지 않는다. 증상이 심한 경우 의사와 면밀히 상담한 뒤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맥류 치료에는 망가진 혈관을 직접 제거하는 ‘절개수술’, 문제 혈관을 경화제로 굳히는 ‘혈관경화요법’, 병변이 생긴 정맥을 레이저·고주파 등으로 태우는 시술 등이 있다. 최근 혈관이 튀어나온 정도가 아주 심하지 않으면 수술요법은 거의 적용하지 않는다. 혈관경화요법은 실핏줄 등 초기증상에 국한돼 쓰이므로 근본적 치료라기엔 무리가 있다. 고주파·레이저 치료는 수술에 비해 간편하지만 열을 이용한 치료라는 점에서 시술 후 통증이나 멍이 생길 수 있고, 치료 후에도 3~4주간 압박스타킹을 신어야 하는 번거로움 탓에 여름철엔 고생하기 십상이다.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게 의료용 접착제로 간단하게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는 ‘베나실’(Venaseal)이다. 베나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신뢰도 높은 하지정맥류 치료법이다. 문제가 되는 혈관에 접착제(베나실)를 얇게 도포해 폐쇄시키는 원리를 쓰며, 이를 통해 정맥피가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고 하지정맥류를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집도의가 초음파 영상 가이드를 보며 정맥에 2㎜ 정도의 얇은 의료용 도관(카테터)을 삽입, 문제 혈관에 카테터로 생체 접착제를 주입해 늘어난 혈관을 붙여준다. 주입과 동시에 해당 혈관은 폐색되고 혈류는 멈춘다. 접착제는 체내에 서서히 흡수돼 안전하다. 베나실 치료는 마취하지 않고, 시술 후 통증이 적고 멍이 들지 않으며, 압박스타킹을 착용할 필요가 없어 더운 여름철에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

김건우 원장은 “베나실은 새로 도입된 만큼 혈관질환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도가 높고 하지정맥류의 혈관내 치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혈관조영장비 등 의료장비를 갖춘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유리하다”며 “시술에 앞서 혈관초음파, 혈관조영술 등 면밀한 검사로 문제 혈관을 정확히 짚어내고, 세밀한 시술로 재발률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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